“이게 뭐야” 난감한 노회찬…맹활약 불구 지지자 비난 빗발

  • 입력 2004년 12월 8일 15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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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노회찬 민노당 의원, 최재천 열린우리당 의원, 김재원 한나라당 의원
왼쪽부터 노회찬 민노당 의원, 최재천 열린우리당 의원, 김재원 한나라당 의원
지난 6일 국회 법사위 국보법폐지안 ‘날치기’시도 이후, 이날 몸싸움 주역들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국보법폐지안 상정 저지를 위해 몸을 던진 한나라당 의원들과 밀치고 들어가 손바닥으로 상정한 열린우리-민노당 의원들. 여야가 위원장석에 뒤엉켜 욕설과 고함을 지르는 모습은 TV카메라에 잡혀 안방으로 생생하게 전달됐다.

이로 인해 노회찬 민노당 의원이 가장 큰 손해를 보고 있다. 이날 노 의원은 ‘전투’를 예감한 듯, 양복 정장에 검정색 운동화 차림으로 나타나 공격의 최전방에서 한나라당 의원과 보좌진들을 밀쳐내며 맹활약했다.

그러나 이러한 분투에도 불구하고 7일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국가보안법 폐지안 연내처리 유보’ 방침을 밝히며 한나라당과 타협을 시도하자 당장 불똥이 떨어졌다.

‘진보누리’ 등 민노당 지지사이트 누리꾼(네티즌)들은 ‘닭 쫓던 개 신세’가 됐다며 “알고 당한 것인가, 모르고 당한 것인가? 모르고 열린우리당 2중대로 복무했다면, 왜 가만있나”고 성토했다.

이 와중에 노 의원이 상대당 의원의 비서를 폭행했다는 주장까지 나와 입장이 더욱 난처해지고 있다.

남경필 한나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노 의원이 최구식 의원의 보좌진인 김모씨의 얼굴과 머리, 귀 등을 폭행했다며 공격에 나섰고 전여옥 대변인도 “노 의원은 약자에게 주먹을 쓰는 ‘짝퉁 좌파’”라며 비난에 가세했다.

이에 대해 노 의원측은 “사실 무근”이라면서 “남 의원과 전 의원을 허위 사실 유포로 고발 하겠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누리꾼들은 “실망했다”, “목적을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폭력 의원”이라며 노 의원을 집중 성토하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명품좌파의 국회출정기’라는 제목으로 노 의원이 김모 비서의 넥타이를 잡아당기는 장면, 몸싸움을 벌이는 장면 등을 퍼 나르기도 했다. 정치패러디 사이트에서는 “처리도 안할거면서 쇼한거야, 그런거야?”라는 내용의 포스터들이 인기를 끌기도 했다.

반면 또 다른 주역, 법사위 열린우리당 간사인 최재천 의원은 최고의 수혜자(?)

김정훈 한나라당 의원에게 ‘곰돌이 푸’라는 다정한 농담까지 하던 그는 개회 선언이라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위원장석으로 돌진, 의사봉 대신 책자로 "탕탕탕…" 국보법 폐지안 상정을 선포했다.

최 의원의 활약은 여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지지를 받았다. 후원금을 내겠다는 여론이 확산되는가 하면, ‘최빠’ , ‘좌시민, 우재천’ 등 신조어도 등장했다. 8일 네이버에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앞질러 정치인 검색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폐지안 상정 순간에는 가려져 있던 인물이 갑자기 뜨는 경우도 있었다.

6일 국보법 폐지안 상정 저지를 위해 결사적으로 버티다 다친 한나라당 김재원 의원이 이 경우.

작은 체구의 김 의원은 아수라장의 순간 몸을 포갠 채 엎드려 위원장석을 양보하지 않다가 여야 의원들에 깔리고 말았다. 이 광경이 다음날 YTN 돌발영상의 ‘국보법 영화제’를 통해 재연되었고 그는 이 프로의 ‘남우신인상’영예(?)까지 차지했다.

김 의원은 몸싸움 직후 갈비뼈 통증을 호소, 시내 모 병원에 입원했다.

박근혜 대표는 이날 김 의원 병실을 찾아 “나라를 지킨다는 게 그만큼 어려운 일”이라며 위로했으며, 한나라 지지자들도 당게시판 등에 “수고하셨다”, “민주파괴활동에 침묵하는 한나라당 모의원보다 천만 배 훌륭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현정 동아닷컴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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