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국빈방문 의전]왕실마차 행진-버킹엄궁 체류 필수

  • 입력 2004년 12월 2일 1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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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킹엄궁 향하는 왕실마차영국을 국빈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이 1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함께 영국 왕실 1호 마차를 타고 런던 호스 가즈 광장에서 버킹엄 궁으로 가고 있다. 노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 영국을 국빈방문했다. -런던=박경모 기자
버킹엄궁 향하는 왕실마차
영국을 국빈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이 1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함께 영국 왕실 1호 마차를 타고 런던 호스 가즈 광장에서 버킹엄 궁으로 가고 있다. 노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 영국을 국빈방문했다. -런던=박경모 기자
영국 국빈방문(State Visit)은 대영제국의 오랜 전통에 따른 장엄하고 화려한 의전행사로 유명하다.

영국 국빈방문에선 △버킹엄궁 인근 ‘호스 가즈(Horse Guards)’ 광장에서의 공식환영식 △영국 국왕과 함께 왕실 마차로 버킹엄궁으로 행진 △버킹엄궁 내 체류 △영국 국왕과의 개인 오찬 및 국빈 만찬 등이 필수적인 의전으로 꼽힌다.

의전의 엄격함 때문에 논란도 적지 않다. 미국의 경우 1918년 우드로 윌슨 대통령, 1982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영국 방문을 국빈방문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영국 왕실은 이들에겐 정궁(正宮)인 버킹엄궁 대신 별궁인 윈저성을 숙소로 제공한 점을 들어 2003년 11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방문을 미국 대통령 최초의 국빈방문으로 규정하고 있다.

2003년 6월 영국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가장 전형적인 국빈방문 의전을 치른 사례로 꼽힌다. 1874년 알렉산드르 2세 황제 이후 러시아에선 처음 국빈방문을 한 그는 히스로공항 도착 때 찰스 왕세자의 영접을 받았고 왕실 기마대의 호위 속에 호스 가즈 광장까지 이동하는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

통상 국빈방문 시 공항 영접은 왕실 의전서열 3위인 찰스 왕세자가 하고 있으나,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밤 11시(현지시간)가 다 돼 히스로공항에 도착한 탓에 그 같은 영접은 없었다. 이 때문에 영국 왕실은 노 대통령의 공항 도착을 ‘개인적인 도착(private arrival)’으로 표현했고 국빈방문 기간은 “1일부터”라고 밝혔다.

왕실 근위대 사열 때에는 근위대장이 방문국의 언어로 사열 준비 보고를 한다. 사열 안내는 보통 찰스 왕세자가 하지만 이번에는 의전서열 2위인 에든버러 공이 맡았다. 여왕이 타는 1호 마차에는 상대국 국가원수가 나란히 앉고 맞은편에 통역관 1명만이 동승한다. 이번에 노 대통령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탄 1호 마차에는 노 대통령의 통역을 맡고 있는 이성환(李誠煥·28) 외무관이 함께 탔다. 이 외무관은 이태식(李泰植) 주 영국대사의 둘째아들이다.

노 대통령은 2일 저녁 국빈방문 행사의 하나로 런던 길드홀에서 마이클 베리 세이버리 런던시장 주최로 열린 만찬에 참석했다. 이 만찬에는 영국의 각계 인사 600여명이 초청됐다. 한편 노 대통령은 1일 저녁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30분간 차를 마시며 환담했고, ‘취화선’ ‘박하사탕’ ‘초록물고기’ ‘오아시스’ 등 4편의 한국영화를 담은 DVD를 선물했다.

런던=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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