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별장으로 盧대통령 초청 ‘노타이 회동’

  • 입력 2004년 9월 21일 03시 33분


코멘트
20일 오후 러시아를 공식 방문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모스크바에 도착한 지 4시간 만인 오후 8시반(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초청으로 전격적인 비공식 만찬회동을 가졌다.

장소는 모스크바 근교에 있는 푸틴 대통령의 개인별장. 두 정상은 부부동반을 하지 않은 채 노타이에 간편복 차림으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동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텍사스주 크로퍼드에 있는 자신의 목장으로 외국 정상을 초청해 격의 없는 시간을 보내는 것과 비슷한 일정.

당초 두 정상의 비공식 회동은 22일 저녁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러시아측에서 이날 회동을 갖자고 최종 통보를 해왔다고 한다. 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21일 공식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어서 이날의 전격적인 회동은 정상회담에도 좋은 분위기를 조성할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모스크바에 도착한 직후 주러시아 대사관 강당에서 장 류보미르 연방 하원의원, 조 바실리 고려인 연합회장, 장학정 모스크바 한인회장 등 고려인 동포와 교민 등 160여명이 부부동반으로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가졌다.

이어 메트로폴호텔에서 러시아 방문에 동행한 이건희(李健熙) 삼성, 정몽구(鄭夢九) 현대자동차, 구본무(具本茂) LG 회장 등 기업인 50여명과도 만났다.

한편 19, 20일 노 대통령의 카자흐스탄 국빈방문은 에너지 및 자원분야 협력에 초점이 맞춰졌다.

카자흐스탄은 주요 자원 매장량이 전 세계에서 원유 7위, 천연가스 15위, 우라늄 1위, 텅스텐 1위에 이르는 자원 부국(富國). 한국은 1992년 수교 이후 처음 이뤄진 대통령의 카자흐스탄 방문을 통해 카자흐스탄의 유전 개발에 참여하기로 합의하는 등 석유와 우라늄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한국을 고속성장의 모델로 삼고 있는 카자흐스탄은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세 차례나 한국을 방문할 정도로 한국과의 경제협력에 관심이 높다.

20일 두 정상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전력의 상당 부분을 원자력발전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이 우라늄에 대한 수요가 더 커지면 카자흐스탄은 이를 더 확보하게 해 줄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모스크바=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