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한국경제 OECD국가 중 최고”

  • 입력 2004년 9월 5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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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5일 MBC와의 대담 프로그램에서 “올해 우리 경제는 5.2% 성장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거의 1위가 될 것”이라며 “내수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부양책을 함부로 써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이에 대해 “성장률 지표에 치중한 장밋빛 전망”이라며 “정부는 시장에서 반기업 정서를 해소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의 경제 낙관=노 대통령은 “2001년 성장률이 3.8%였지만 당시 우리 경제가 다 죽는다며 곧 경제가 파탄날 것처럼 언론에 보도돼 정부가 소비 진작을 위해 무리하게 부동산 규제를 다 풀고 카드가 남발되도록 방치했다”며 언론에 책임을 돌렸다. 이어 “그 결과 2002년에 무리하게 7% 성장률을 기록했고, 그때 체력을 너무 소모해 2003년 3.1% 성장에 그쳤고 그 어려움이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고(高) 성장에 집착해 김대중(金大中) 정부가 부양책을 함부로 쓴 결과 노무현 정부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또 “내수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재정정책과 금리정책 조세정책을 모두 쓰고 있다”면서 “특별소비세 인하는 소비를 진작시키는 데 중요하므로 차상위 계층이 돈을 쓰도록 PDP-TV와 냉장고 골프채 등의 특소세를 내려줬다”고 최근 감세정책 배경을 설명했다.

▽집값, 현 수준서 안정시킨다=노 대통령은 “집값에 거품이 좀 들어가 고평가됐다고 봐서 물가만큼 따라 오르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적어도 일반 다른 물가, 금리수준 이상으로는 절대 올라가지 못하도록 묶는다는 게 확고한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지금 경제가 구조적으로 어렵다고 한다면 그 원인이 5년, 10년 등 그 이전에 축적된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강력한 성장정책을 쓰고 있지만 효과는 참여정부 말년이나 다음 정부 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반기업 정책 없다’ 강조=노 대통령은 반기업 정서가 투자의 걸림돌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취임 후 전국경제인연합회 행사 때마다 가서 격려하고 기업하기 좋게 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며 “경제보좌관에게 ‘소위 좌파적 정책이 있거든 내놔 봐라 했더니 별로 없더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출자총액제한 정책에 대해선 “(재계에서) 이 문제를 고쳐달라고 했지만 안 고쳐줬는데 그 때문에 투자 안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은 이미 여러 연구기관에서도 나와 있다”며 제도를 바꾸지 않을 방침을 시사했다.

노사정 대타협과 관련해 그는 “좀 더 노력하며 지켜봐야겠다”면서 “몇몇 대기업들의 강한 노조가 그야말로 강경하고 때로는 지나치게 투쟁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강경하게 보이는데 근래 와서 점차 스스로 한 발씩 절제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재계, “대통령 너무 낙관적”=장하준(張夏準)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부 교수는 성장률과 관련해 “경제가 안정된 선진국에 비해 개발도상국의 성장률이 높게 마련”이라며 “1인당 국민소득이 한국에 비해 2, 3배 높은 선진국에 비해 성장률이 높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오문석(吳文碩) LG경제연구원 상무도 “지난해 경제가 안 좋아서 올해 성장률이 높아진 것을 두고 현재의 경제 사정이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기업인들이 현장에서 매일 반기업 정서를 몸소 겪고 있다”며 “정부는 정부대로, 기업은 기업대로 반기업 정서 해소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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