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의장 입각 않기로…당권파 핵심 모임서 입장정리

  • 입력 2004년 5월 13일 06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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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서 입각을 권유 받고 고민을 거듭해 온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의장이 입각하지 않고 당 의장직을 계속 맡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장과 당권파 핵심 인사들은 당 원내대표 경선이 끝난 11일 밤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만나 “현 시점에서 정 의장의 입각은 어렵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장에게 입각을 권유했던 노 대통령의 반응과 향후 당-청(黨-靑)간의 관계 변화 여부와 입각을 결심한 김근태(金槿泰) 전 원내대표의 거취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의 당선 축하모임을 겸한 이날 밤 모임에는 정 의장과 천 대표를 포함해 박영선(朴映宣) 대변인, 이강래(李康來) 이종걸(李鍾杰) 의원, 박명광(朴明光) 당선자 등 9명이 참석했다.

열린우리당의 한 핵심 인사는 “정 의장의 임기 2년 중 이제 겨우 4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선거에서 승리한 여당 대표를 입각시키는 것은 모양새도 좋지 않고 중앙당과 원내의 관계 정립을 위해서도 정 의장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참석자는 “만일 11일 경선에서 이해찬(李海瓚) 의원이 당선됐다면 정 의장이 입각을 결심했을 가능성이 높았다”며 “자리를 함께했던 대부분의 인사가 정 의장의 입각에 반대했다”고 전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도 “노 대통령이 정 의장에게 ‘반드시 입각하라’고 권유한 것이 아니며 ‘이런 저런 방법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식으로 의중을 물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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