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경제회생위해 예측가능한 정치”

  • 입력 2004년 5월 10일 18시 55분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합동토론회가 10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우리당 당선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토론회는 개혁성을 강조한 천정배(千正培) 후보가 안정과 실용주의 노선을 주장한 이해찬(李海瓚) 후보를 공격하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천 후보는 기조연설에서 민주당 시절 동교동계에 맞서 ‘정풍쇄신 운동’에 앞장선 일과 2002년 대선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의 국민참여경선, 신당창당을 주도한 일을 거론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특히 “이 후보는 내가 선택한 정치 행보마다 그 대척점에 서 있거나 소극적인 입장을 취했다”며 “낡은 보스정치 구조하의 경험과 경륜이 새 시대를 열어 가는 데 장애가 될 수 있다”고 공격했다.

반면 이 후보는 현실적 문제의 해법을 제시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고집이 센 사람이라서 곤란하다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지금은 과반수 여당이 된 만큼 원내대표가 되면 ‘이해찬 사람됐다’는 소리를 듣게끔 원칙을 접을 때는 접겠다”고 말했다.

두 후보의 견해는 총론면에선 비슷했으나 개혁의 완급 조절과 정부, 청와대와의 관계 등에선 차이를 보였다.

청와대와의 관계에 대해 이 후보는 “당이 중심이 되어 당과 정부의 관계를 주도적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천 의원은 “당과 청와대가 대등한 관계에서 민의를 수렴해 정책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경제 문제에 대한 해법도 달랐다. 이 후보는 “기업이 투자를 하지 않아 내수가 악화되고 일자리가 생기지 않는다”며 “경제를 살리기 위해 예측 가능한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 후보는 이에 공감하면서도 “내수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분배 문제에 힘을 써야 한다. 신용불량자 문제의 해결도 내수 진작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 이 후보는 △원내대표실에 인사위원회 설치 △의원 보좌진의 대학과 연구소 파견 등을, 천 후보는 △호선을 통한 상임위원장과 간사 선출, 선수(選數)파괴 운영 원칙 도입 △무(無)계파 원내 운영 등을 각각 강조했다.

이들은 당내 이념에 대해선 “보수냐 진보냐의 이분법적 구분은 곤란하다”며 “사안별로 토론을 통해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 훈기자 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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