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노인폄훼 자숙않고 깜짝쇼”…정동영사퇴 비난

  • 입력 2004년 4월 13일 18시 53분


‘TV 카메라를 의식한 깜짝 쇼’, ‘역사의 역행’, ‘감성 정치의 전형’.

야당은 13일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선거대책위원장직 사퇴와 단식에 대해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한나라당 박세일(朴世逸)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단식 삭발 농성을 보면 권위주의 시대의 재야 운동을 하던 모습이 떠오른다”며 “역사가 거꾸로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여옥(田麗玉) 대변인도 논평에서 “정 의장이 정치 혼란 조장과 노인 폄훼 발언에 진심으로 반성한다면 당직 사퇴와 단식 같은 이벤트성 쇼가 아니라 자숙하며 겸허히 국민의 뜻을 기다려야 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정 의장의 선대위원장직 사퇴를 ‘열린우리당의 호남 세력 팽(烹)’으로 해석했다.

박준영(朴晙瑩) 선대본부장은 “정 의장 사퇴 후 호남에선 ‘정 의장이 결국 일회용이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며 “정 의장이 영남지역 열린우리당 후보들의 사퇴 요구를 견디지 못했다는 지역 언론의 보도도 있다”고 말했다. 또 장전형(張全亨) 선대위 대변인은 “국회 의석의 3분의 2를 차지하려다가 과반수 정도에 그치게 되니까 사퇴 카드로 다시 표를 얻으려는 정치 쇼”라고 비난했다.

민주노동당 노회찬(魯會燦) 선대본부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열린우리당의 지지도 하락에 대한 고민을 이해하지만, 지금과 같은 방식은 적절하지 않다”며 “모든 정당은 감성에 대한 호소보다 이성에 입각한 득표 활동을 벌여 달라”고 촉구했다.

자민련 유운영(柳云永) 대변인도 “국민은 정 의장의 행동을 표를 얻기 위한 술수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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