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de in DPRK…무관세 ‘북한산 직교역품’ 유통 늘어

  • 입력 2004년 4월 13일 18시 15분


12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매장에서 20대 여성들이 ‘북한산 김치’를 맛보고 있다. 사진제공 롯데백화점
12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매장에서 20대 여성들이 ‘북한산 김치’를 맛보고 있다. 사진제공 롯데백화점
12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의 지하 식품매장. 70대 초반의 이모씨(여·서울 강동구 천호동)는 ‘평양에서 왔습니다-북한산 김치’라는 푯말이 붙은 판매대 앞에 멈췄다.

먹음직한 붉은 빛이 도는 배추김치를 한 조각 베어 문 이씨는 “고향이 북쪽인데 평양 김치는 원래 그 뛰어난 맛으로 유명하다”며 “조미료가 적어 깔끔한 평양 김치의 맛을 어느 정도 살렸다”고 말했다.

국내 유통점들에 ‘직교역 북한산(産)’이 늘고 있다.

이제까지는 저가(低價) 의류나 수산물 등 생식품이 전부였지만 최근엔 제법 품질이 좋은 상품도 하나둘 생겨난다. 중국 등 제3국 업체를 거치지 않는 ‘직교역’이 늘면서 무관세 혜택으로 가격도 더 싸졌다.

롯데백화점은 18일까지 본점, 영등포점, 강남점에서 대인물산이 북한의 광명성총회사와 직교역해 들여온 북한산 ‘가시집 김치’를 팔고 있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북한산 배추와 마늘 등 천연재료만 사용했으며 대인물산측이 직접 북한을 방문해 재배와 생산 과정을 점검했다는 것. 유기농이지만 가격은 일반 김치보다도 30% 싸다. 롯데백화점 오대식 바이어는 “직교역 상품은 중국산과 섞일 위험이 없다”며 “자연산으로 만든 참게장 등 다양한 북한산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도 16∼18일 여성 중가 브랜드인 디알토가 디자인과 모든 원자재를 보내 북한에서 만든 옷을 판매한다. 신세계 마동호 바이어는 “북한 사람들의 손재주가 좋아 중국산보다 품질이 월등히 뛰어나다”며 “중국을 경유한 북한산 의류에는 8.1∼13%의 관세가 붙지만 직교역은 무관세여서 가격이 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같은 브랜드를 달고도 가격은 △블라우스 2만9000원(국내산 5만9000∼8만9000원) △원피스 4만9000∼5만9000원(〃 8만9000∼12만8000원) 등으로 국내산의 절반 수준이다. 홈플러스도 “직교역으로 러시아산에 비해 가격이 20% 정도 싼 북한산 북어채(300g 5980원)를 간헐적으로 팔고 있다”며 “중국산에 비해 질이 좋은 북한산 의류를 5월경 들여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식품은 유통기간이 길어 신선도가 떨어지고 입맛도 다를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유통업체별 북한산엔 어떤 게 있나
구분생식품가공식품의류
직교역
북한산
△홈플러스-북어채(300g 5980원)
△신세계백화점-황태채(100g 2800원)
롯데백화점-가시집 김치(kg당 4400원)신세계백화점-디알토의 여성 옷(잠바 5만9000원, 바지 3만9000원 등)
북한산
(제3국 경유)
△홈플러스-목이버섯(50g 1300원) 호두(200g 4250원)
△한국까르푸-황태(100g 2200원)
△이마트-바지락(100g 460원) 등
△신세계백화점-등산복(3만9000∼4만9000원)
△이마트-전체 판매액 중 10% 차지
△롯데마트 PB브랜드 의 일부 제품
자료:각 업체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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