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대행, 탄핵 찬반단체에 자제 당부

  • 입력 2004년 3월 22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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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 대통령 권한 대행 국무총리(왼쪽)는 22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접견실에서 군 장성 출신 원로 11명을 접견하고 탄핵 문제를 둘러싼 사회적 대립을 극복하는데 협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박경모기자
고건 대통령 권한 대행 국무총리(왼쪽)는 22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접견실에서 군 장성 출신 원로 11명을 접견하고 탄핵 문제를 둘러싼 사회적 대립을 극복하는데 협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박경모기자
고건(高建)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2일 촛불시위 시작 11일 만에 탄핵 찬반집회 자제를 촉구했다.

고 대행은 이날 탄핵반대 촛불집회에 참여한 단체를 포함한 시민단체 대표 18명을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으로 초청한 자리에서 “찬반의 의사표시는 어느 정도 이뤄졌다”며 “탄핵 찬반집회는 국가적인 어려움을 극복한다는 관점에서 자제돼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고 대행은 그동안 “시위가 대결 양상으로 번져선 안 된다”는 우려를 표시했지만 시위 자제를 촉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 대행은 “대규모 집회를 (불법적으로) 밤에 할 것이 아니라 (합법적으로) 낮에 할 수도 있지 않느냐”며 “결국 현재의 상황은 총선을 통해서만 풀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행사 시작 직전 촛불시위 참가단체 대표들은 당분간 시위를 계속할 의사를 밝혔다.

최열(崔冽) 환경운동연합 대표는 “일단 이번 주말까지는 촛불시위를 계속할 것이다”고 말했고, 송보경(宋寶炅) 시민사회발전위원회 위원장은 “지금까지 아무 일 없었고 격해질 가능성도 없다. (촛불 시위와 관련해) 일어나지 않은 사실을 우려하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밖에 서경석(徐京錫)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집행위원장, 정현백(鄭鉉栢)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 박원순(朴元淳)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등이 참석했다.

고 대행은 이날 오전에는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접견실에서 황인성(黃寅性) 전 국무총리, 이상훈(李相薰) 재향군인회장, 백선엽(白善燁) 전 합참의장, 오자복(吳滋福) 전 국방장관 등 군 장성 출신 원로 11명을 만났다.

그는 이 자리에서 “나라가 매우 혼란스러운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일”이라며 “외교 사회 경제를 안정시켜 해외신인도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향군 원로들은 “정부가 촛불시위를 불법으로 규정했으면 철두철미하게 막아야 한다. 비폭력적이라고 해서 가만 놔두면 보수 진영에서도 맞불을 놓듯 일어설 것”이라며 촛불시위의 차단을 촉구했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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