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盧 총선-재신임 연계’ 일제히 타전

  • 입력 2004년 3월 11일 19시 03분


주요 외신들은 11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특별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신임 문제를 총선과 연계시켰다며 일제히 긴급 기사를 타전했다.

AP통신은 서울발 기사에서 야당의 탄핵 발의로 곤경에 처해 있는 노 대통령이 다음달 실시되는 총선 결과에 따라 사임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AP는 노 대통령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다시 한번 열린우리당 지지 발언에 대한 사과를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AFP통신도 노 대통령이 야당의 탄핵 요구와 직접 관련된 사과는 거부했지만 대선자금과 측근비리에 대해서는 사과했다고 전했다.

CNN방송 인터넷판은 노 대통령이 야당의 탄핵 위협에 맞서 사과를 거부하고 총선과 자신의 신임을 연계하는 등 단호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잘못이 있는지도 잘 모르겠는데 탄핵을 모면하기 위해 사과해야 한다는 요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노 대통령의 이날 기자회견 내용을 생중계로 내보냈다.

CNN은 노 대통령이 다음달 총선 결과에 따라 사임할 수 있음을 시사함으로써 그의 장래가 불투명하게 됐다고 전했다.

BBC방송도 노 대통령의 사과 거부 소식을 전하면서 서울의 외신 특파원들은 야당의 노 대통령 탄핵 움직임이 총선 전략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언론은 노 대통령이 11일 기자회견에서 야당의 탄핵안 발의를 강하게 비판하고 야당이 이에 반발해 탄핵안 표결 강행 방침을 굳힘에 따라 한국 정국은 예측불허의 상황에 빠져들었다고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노 대통령은 측근의 불법 정치자금 연루 사건에 대해서는 대국민 사과로 여론 진정을 도모하는 한편 야당과는 대결 자세를 분명히 함으로써 총선 정국을 정면 돌파하려는 자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이 통신은 탄핵안을 발의한 두 야당이 회견 내용에 반발해 탄핵소추안의 표결에 나서기로 해 긴박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사히신문은 노 대통령이 4월 총선거를 자신에 대한 신임투표로 삼아 사실상의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선거 결과와 자신의 진퇴를 연계할 뜻임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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