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의장 “비례대표 가겠다”…“1당 못되면 희생 감수”

  • 입력 2004년 3월 10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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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의장이 결국 비례대표를 선택했다. 정 의장은 10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반드시 해체시키고 열린우리당의 창당에 대한 심판을 받기 위해 지역구(전북 전주 덕진)를 떠나 비례대표로 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열린우리당이 총선에서 1당이 못되면 희생도 감수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해 당 자체 조사 결과 비례대표 당선 하위 순번인 20번 안팎을 배정받을 것임을 시사했다.

정 의장의 한 측근은 “그동안 지역구에 출마해 전북 지역 공략에 주력할 것인지, 자신의 선거 운동 부담이 없는 비례대표로 나서 수도권 지원 유세를 할 것인지 고민해 왔다”며 “결국 1인2표제 도입으로 비례대표가 당 지지도에 직결되는 만큼 ‘정동영 효과’의 확산에 주력하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여기에 당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로서의 이미지 구축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도 작용한 듯하다.

정 의장의 결정에 당 내에서는 반기는 분위기다. 이부영(李富榮) 상임중앙위원은 “살신성인 정신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고, 이미경(李美卿) 상임중앙위원도 “정 의장이 기득권을 포기한다는 열린우리당의 창당 정신을 살려줬다”고 평가했다. 한편 정 의장은 탄핵안이 발의된 9일 밤 노무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우리당 지원 발언에 대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존중하고 사과해서 탄핵 정국을 풀어가는 게 좋겠다”고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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