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조순형 대표, "盧 대통령은 궁예와 같다"

  • 입력 2004년 1월 30일 15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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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조순형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의 ‘천도(遷都)’ 발언과 관련해 30일 “마치 사극에서 궁예가 하는 소리 같다. 혁명을 하자는 것이냐”며 강력히 반발했다.

노 대통령은 29일 대전 정부청사에서 열린 ‘지방화와 균형발전 시대’ 선포식이 끝난 뒤 참석자들과의 오찬에서 “역사책, 소설책을 보면 수도 이전은 그 사회 지배 권력의 향배에 관한 문제였다”면서 “구세력의 뿌리를 떠나서 새 세력이 국가를 지배하기 위한 터를 잡기 위해 천도가 필요하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조순형 대표는 30일 민주당 상임중앙위원회의에서 “행정수도 이전이지 천도는 아니다”면서 “본인도 대선 때 그렇게(행정수도 이전이라고) 말해놓고 이제 와서 총선을 위해 천도라고 하는 것은 과거 자신의 권력기반 확충을 위해 천도를 이용한 궁예와 같다”고 꼬집었다.

조 대표는 이어 “노 대통령은 민주당에서 열린우리당을 떼어내는 분열을 하더니 이제는 구세대와 신세대를 분열시키려하고 있다”면서 “당장 분열정책을 그만두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한화갑 전 대표의 경선자금 검찰수사와 관련해 “대선후보 경선 당시 처음 7명에서 나중에 노무현 정동영 후보 두 사람만 남았는데 왜 두명에 대해선 수사를 않느냐. 최근 한나라당 경선도 잡음이 많았다”고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이어 “노 대통령 자신도 후보경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고백했고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도 마찬가진데 한 전 대표만 수사하는 것은 명백한 ‘호남죽이기’ ‘민주당 뿌리뽑기’ 총선전략”이라며 “당운을 걸고 대처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이날 노 대통령과 정동영 의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키로 하고, 고건 국무총리와 강금실 법무부장관을 방문해 ‘검찰수사’와 ‘관권선거’에 대해 항의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은 '노 대통령이 D사로부터 50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한 민주당 김경재 의원을 각각 고소·고발키로 하는 등 총선을 70여일 앞두고 민주당과 여당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정동영 의장도 민주당이 자신을 고발한데 대해 전주에서 열린 전북 중앙위원 선출대회에서 "검은 돈을 받은 것이 문제일 뿐"이라며 "경선제도와 경선출마자를 죄인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조창현 동아닷컴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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