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썬앤문, 골프장 분양대금 돈세탁”

  • 입력 2004년 1월 28일 18시 20분


김진흥(金鎭興) 대통령 측근비리 특별검사팀은 썬앤문그룹의 양평TPC 골프장 분양대금이 비정상적인 과정을 거쳐 돈세탁된 정황을 포착하고 이 자금의 흐름을 추적 중이라고 28일 밝혔다.

특검팀은 썬앤문그룹에서 2002년 10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골프장 분양대금 133억원이 1000만원, 2000만원씩 인출돼 다른 계열사로 유입되는 등 돈세탁된 정황을 포착하고 이 중 일부가 정치권에 불법 정치자금으로 제공됐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특검팀은 또 썬앤문그룹 문병욱(文丙旭·구속) 회장이 대선 당시 이광재(李光宰) 전 대통령국정상황실장에게 전달한 1억원을 돈세탁한 W캐피탈 조모 사장의 자택과 돈세탁을 지시한 K은행 역삼동지점장 김모씨의 자택 및 사무실을 이날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썬앤문그룹이 K은행과 S은행에서 모두 470억원대의 특혜대출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썬앤문그룹이 담보로 제공한 인천 S호텔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이고 K은행으로부터 대출 명세 자료 등을 제출받아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특검팀은 그러나 김성래(金成來·여) 전 썬앤문그룹 부회장 등의 녹취록에서 제기된 ‘이 전 실장의 95억원 수수설’에 대해서는 “녹취록 등 자료를 볼 때 증거가 매우 희박하다”며 근거가 없는 것으로 사실상 결론을 내렸다.

특검팀은 최도술(崔導術) 전 대통령총무비서관 비리 의혹과 관련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고교 선배인 이영로씨의 부인과 아들이 대주주로 있는 부산 W식품 사무실에 대해 이날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특검팀은 이씨의 부인과 아들이 지난해 8월 W식품을 인수할 당시 주식 매입자금으로 사용한 27억∼30억원에 이씨가 부산의 다른 기업들로부터 받은 불법자금이 포함됐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씨의 개인비서 및 경리 역할을 한 이씨 아내의 친척 배모씨(여)를 이날 소환해 이씨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불법자금을 은닉했는지 등을 조사했다.

특검팀은 또 이날 양길승(梁吉承) 전 대통령제1부속실장 비리 의혹과 관련해 김도훈(金度勳) 전 청주지검 검사를 소환해 수사 외압 주장을 한 경위 등을 조사했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장강명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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