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썬앤문 관련 ‘찔끔찔끔 해명’ 의혹 증폭

  • 입력 2004년 1월 8일 18시 49분


썬앤문그룹 문병욱 회장의 정치자금 제공과 관련한 청와대의 해명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청와대에서 의혹이 제기되는데도 전모를 밝히기보다는 사안에 따라 선별 대응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윤태영(尹太瀛) 청와대 대변인은 8일 브리핑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2002년 2월 민주당 경선후보 때 문 회장에게 직접 5000만원의 정치자금을 요청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정확히 확인하지 못했다”고 즉답을 피해 나갔다.

그러면서 윤 대변인은 “지난번 검찰 수사 발표 때 나왔던 얘기”라면서 “5000만원을 적법하게 영수증 처리한 것인데 지금 다시 문제를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 29일 대통령 측근비리 검찰수사 발표 때 기자들이 ‘문 회장이 노 대통령에게 민주당 경선자금을 준 것이 있느냐’고 묻자 안대희(安大熙)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은 “2002년 2월 합법자금 5000만원을 준 적이 있다”고 짧게 답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 정치자금 요청을 했다는 자세한 내막은 당시 밝히지 않았다.

윤 대변인은 또 ‘문 회장과 노 대통령이 함께 두 차례 식사를 했다’는 검찰수사 기록에 대해서는 “특검을 통해 검증될 수 있는 부분이라 지금 따로 말하지 않겠다”고 함구했다.

특히 대선 직전 불법정치자금 3000만원을 노 대통령이 직접 받았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도 “그 부분도 특검 수사에서 검증될 것이다”고만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병완(李炳浣)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지난해 12월 30일 썬앤문그룹 감세청탁 의혹 제기에 대해 “결단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자들이 노 대통령에게 직접 확인한 것이냐고 묻자 “필요한 채널을 통해 확인했다. 대통령에게 직접 확인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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