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對언론관계 바꿔야"…신당-청와대내 목소리 커져

  • 입력 2003년 10월 21일 18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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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신당 김원기 주비위원장(왼쪽)이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근태 원내대표의 말을 심각한 표정으로 듣고 있다. 김경제기자 kjk5873@donga.com
통합신당 김원기 주비위원장(왼쪽)이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근태 원내대표의 말을 심각한 표정으로 듣고 있다. 김경제기자 kjk5873@donga.com
청와대와 통합신당 등 여권 핵심부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언론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대 언론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신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21일 “김원기(金元基) 창당주비위원장이 18일 노 대통령과 회동했을 때 ‘대통령이 언론계 인사들과 자주 만나 국정에 관한 이해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점을 적극 설득한 것으로 안다. 김 위원장 스스로 앞으로 여권과 불편한 관계였던 언론사들과 적극 만날 계획이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가 일부 언론과 대립각을 세우며 사사건건 충돌하는 기존 방식으로는 국정운용이 어려운 만큼 통합신당이 적극 나서 관계개선을 도모하겠다고 진언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고언에 노 대통령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고 귀띔했다.

이와 관련해 통합신당측은 앞으로 여권과 불편한 관계에 있었던 일부 언론사들과 적극적으로 관계를 개선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의 고위관계자는 “노 대통령이 앞으로 최소한 3개월간은 언론에 대한 언급 자체를 자제할 것”이라며 “청와대 관계자들도 언론에 대한 기존 자세를 완전히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신당 정동채(鄭東采) 홍보기획단장도 “조만간 의원총회를 통해 ‘언론을 대하는 바람직한 방법’에 대한 의견을 모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청와대 내에서도 언론과의 ‘적대적인 긴장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청와대 한 고위관계자는 “대통령이 ‘언론과의 긴장관계’라니까 참모들이 언론 접촉을 아예 기피했던 게 사실”이라며 “노 대통령의 진의를 모르는 참모들 때문에 참여정부의 국정운용 철학과 정책이 언론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부작용을 빚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노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하면 언론접촉을 강화하고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건의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병완(李炳浣)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우리가 설정한 언론과의 관계는 긴장관계라기보다 합리적인 관계라는 말이 맞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언론사도 의제를 공정하게 설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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