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국정감사]朴이사장 “宋씨 아직도 민주인사”

  • 입력 2003년 10월 9일 20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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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독 학자 송두율(宋斗律)씨 입국 논란과 관련해 9일 열린 국회 행정자치위의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국정감사에서는 송씨의 입국 과정 및 사업회 책임 문제를 놓고 의원들과 증인들이 3시간에 걸쳐 논란을 벌였다.

특히 “송씨가 아직도 민주인사라고 생각하느냐”는 정우택(鄭宇澤·자민련) 의원의 질의에 박형규(朴炯圭) 이사장이 “그렇게 본다. 송씨가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라는 게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답했고, 정 의원은 “이 나라 큰일 났다”고 발끈하면서 고성이 오가는 등 험악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정 의원이 “재판 결과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고 간첩이라는 게 드러나면 책임지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책임지겠느냐”고 따졌고, 박 이사장도 흥분해 “(사실이면) 물러나겠다는 뜻이다. 그게 부족하면 국회에서 더 책임을 물어라”고 맞고함을 쳤다.

민봉기(閔鳳基·한나라당) 의원은 나병식 상임이사를 상대로 “나 이사가 라디오에 출연해 ‘기획입국 얼토당토않고 무책임한 색깔론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했는데, 뭐가 무책임한 것이냐”고 따졌다. 나 이사는 이에 “용공세력이 사업회 내부에 있다고 누명을 씌우는데 그렇지 않다는 얘기를 한 것이다. 나는 송 교수를 옹호한 적이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사업회측은 그러나 “송씨 입국 추진이 신중치 못했다”는 김영일(金榮馹·한나라당), 김옥두(金玉斗·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국정원이 반대했는데, 입국 추진 결단을 내린 것은 불찰이었다”(박 이사장)고 대답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시종 기획입국 의혹을 제기했고, 이강래(李康來·통합신당) 의원은 “국정원과 검찰이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비춰볼 때 청와대와 국정원이 송 교수 입국에 연관됐다는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 이사는 답변에서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르겠다”면서도 “이 사건을 두고 친북세력 기획입국설까지 나오고 있는데, 진실을 밝히려면 구속 수사밖에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증인으로 나온 서강대 박호성 교수는 “송씨가 학자적 양심을 버린 사람이라는 지적이 있다”는 지적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법부의 최종 판단에서 거짓말을 한 것이 드러나면 그때는 치열하게 비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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