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신당 낯뜨거운 '배신' 공방

  • 입력 2003년 10월 1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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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대선 민의의 배신자’, 통합신당을 ‘배신당’이라고 연일 비난하자 신당 지도부가 1일 “현 민주당 지도부야말로 배신의 원조”라고 반격하고 나섰다.

신당 창당주비위 김원기(金元基)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해 자기 당 후보인 노 대통령을 흔들기 위해 신당을 추진했던 사람들”이라며 “당시 신당이 여의치 않자 의원들의 탈당을 부추기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그들은 참여정부 출범 이후에도 노 대통령에 대한 반감을 부추기는 편지를 당원들에게 보내고, 전국의 (호남)향우회를 조직해 지역감정을 선동해왔다”며 “그런 그들이 노 대통령의 탈당을 배신이라고 주장할 자격이 있느냐”고 덧붙였다.

신당의 임채정(林采正) 의원은 “원초적 배신을 한 그들이 노 대통령과 신당에 배신을 뒤집어씌우는 것은 부도덕의 극치”라고 거들었고, 창당기획단장인 이해찬(李海瓚) 의원도 “적반하장”이라고 꼬집었다.

통합신당측은 또 한나라당과 민주당 일각의 책임총리제 실시 등 권력구조 개편 논의에 대해 “노 대통령을 흔들어 현 정권을 ‘식물정권’으로 만들려는 쿠데타적 음모”라고 맹비난했다.

이에 민주당도 신당을 겨냥해 “배신자를 배신자라고 부르는데 왜 그렇게 놀라느냐”고 거듭 공격하면서 “실질 여당인 신당이 언제까지 소수 야당처럼 떼만 쓸 것이냐”며 ‘여당으로서의 책임의식’을 일깨웠다.

김영환(金榮煥) 정책위의장은 “노 대통령에게 광주 경선의 감격적 승리와 후보단일화 과정에서의 절대적 지지, 대선에서의 압도적 몰표를 안긴 민주당 지지자의 배신감과 절망감을 신당이 지역주의나 반개혁으로 폄훼하는 것은 상식 밖의 언행”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장은 “신당은 이왕 ‘여당’을 하려면, 친정인 민주당 지지자를 빼가기 위한 억지만 부리지 말고 국민에게 사죄한 뒤 정정당당하게 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유종필(柳鍾珌) 대변인은 논평에서 “김원기 위원장이 ‘국정감사가 끝나면 민주당 의원 10명이 추가로 탈당할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얘기하고 있다”며 “권력을 이용한 의원 빼가기 공작정치를 중단하고 신당파 전국구 의원 7명이나 빨리 빼가라”고 말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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