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시한부 불가침 조약도 좋다”

  • 입력 2003년 7월 27일 1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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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8일 미국 뉴욕에서 가진 미국과의 비공식 접촉에서 북-미 대화가 진행되지 않으면 머지않아 핵실험에 착수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아사히신문이 26일 전했다.

북한 한성렬 유엔대표부 차석대사는 미국의 잭 프리처드 대북교섭 담당대사에게 “미국이압살정책을 계속한다면 가까운 장래에 우리는 대항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대항조치의 예로 핵실험을 들었다.

프리처드 대사가 “왜 그런 행동을 하려 하느냐”고 묻자 한 차석대사는 “본국의 정책을 전달하는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미측은 한 차석대사의 발언 내용을 일본 정부에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신문은 또 빌 클린턴 미 행정부 당시 북한문제 담당자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건국기념일인 9월 9일 전에 핵실험을 실시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5월 31일 미국 하원의원단을 이끌고 방북한 커트 웰든 미국 공화당의원(펜실베이니아)과의 회담에서 핵개발을 포기하는 대신 기한부 불가침조약을 미국과 체결하는 방안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27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당시 미국측은 북측에 핵개발을 완전 포기하는 대가로 △1년 기한의 불가침조약 체결 △한-미-일 등이 매년 30억∼50억달러 지원 착수 △기한부 조약을 체결 2년째에 정식 조약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며 이에 대해 김 부상은 “핵개발 계획을 버릴 수 있기에 충분한 제안”이라면서 “우리 반응이 매우 긍정적이라고 미 정부에 전달해도 좋다”고 말했다는 것.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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