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정치, 하면 할 수록 때묻는다"

  • 입력 2003년 7월 21일 14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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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1년도 되지 않아 제가 날마다 조금씩 무식해지고 날마다 조금씩 때가 묻어가는 것을 느낍니다.”

개혁국민정당 유시민 의원이 작금의 정치현실을 보는 느낌과 초보정치인으로서 자신의 처지를 진솔하게 고백하는 글을 홈페이지(www.usimin.net)에 올렸다.

유 의원은 지난 19일 자신의 홈페이지 ‘유시민의 아침편지’를 통해 “우울한 날들이다. 굿모닝시티 사건과 관련해 정치권 전체가 바람 앞의 등불처럼 흔들리고 있다”면서 “정치하는 사람으로서 정말 괴롭고 비참하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이어 “우리나라 정당과 유권자들이 정치인들에게 돈을 쓰라고 요구해 정치와 돈을 떼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제 아무리 깨끗한 정치를 하려는 사람이라도 후원회 계좌에 잡히지 않는 돈을 따로 조성해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고백했다.

유 의원은 대선자금과 관련,“이회창 후보 대세론 때문에 대선자금은 한나라당 쪽에 훨씬 많이 들어왔다고 봐야 맞을 것”이라면서 “그런 점에서 희망돼지와 지지자들의 온라인 소액송금으로 승리를 거둔 노 대통령이 비난받는 현실은 어처구니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가 일종의 산업이 돼서 오래하면 할수록 무식해지고 타락해 가는 것이 한국 정치의 현실”이라면서 “이런 정치를 근본적으로 바꾸자는 것이 개혁신당론인데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아 애가 탄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마지막으로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회의와 좌절감에 휩쓸릴 때도 많지만 현실이 어렵다고 미래를 포기할 수는 없다"면서 "가는 데까지 가보겠다”는 말로 끝을 맺었다.

‘유시민의 아침편지’ 전문보기

조창현 동아닷컴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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