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아산, 민간인 1000명 '육로 방북' 추진

  • 입력 2003년 7월 8일 10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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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아산이 분단 이후 처음으로 육로를 통해 남한측 민간인 1000명의 평양 방문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현대아산측은 8일 "최근 수개월간 북측과 협의를 벌여 평양의 류경정주영체육관(가칭) 준공식을 8월에 갖기로 했으며, 준공식 행사에 남측의 농구 선수단과 일반인을 포함한 참관단 1000명이 경의선 임시도로를 통해 오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선수단과 민간인 1000명이 비무장지대(DMZ)와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해 서울과 평양을 오가는 것은 분단 이후 처음이어서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통일부는 "북한측과 유엔사만 동의하면 큰 문제가 없다"며 사실상 승인 가능성을 시사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민간인 육로 방북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북한의 초청장 및 신변안전 보장각서가 필요하며 이게 관건"이라며 "서류를 정식 접수하게 되면 관계기관 및 유엔사와 협의를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엔사 허가여부 주목

고(故) 정주영(鄭周永) 현대 명예회장은 지난 98년 6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각각 소 500마리와 함께 판문점을 통해 북측으로 넘어가는 `소떼 방북'을 성사시킨 바 있다.

현대아산은 대북사업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 500명과 준공식 축하를 위한 통일농구 선수단 및 취재진, 정 관 재계 인사 500명으로 참관단을 구성할 예정이다.

북측은 이들의 숙박을 위해 평양시내 2~3개 호텔을 배정하는 한편 식사도 제공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농구대회는 통일을 염원한다는 차원에서 국가대표급 남녀 선수들간의 남북대항에 이어 남북 선수가 섞인 팀간의 경기로 진행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지난 99년 류경정주영체육관 기공식 기념 통일농구대회에는 북측의 반대로 남측의 취재진은 물론 일반인도 참석하지 못했다.

현대아산 고위관계자는 "류경정주영체육관은 고 정주영 회장의 숙원 사업으로, 북한 건축물에 남한 인사의 이름이 새겨진 그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북측에서도 이를 중요하게 여겨 준공식을 성대하게 치르는데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동안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경의선 임시도로 또는 판문점을 통해 개성을 거쳐 평양으로 오간 사례가 없어, 정부 당국과 DMZ 관할권을 갖고 있는 유엔군사령부의 허가 여부가 주목된다.

류경정주영체육관은 고 정주영 회장이 98년 방북 당시 김용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에게 건설을 약속한 것으로 2000년 7월 공사가 시작돼 지난 2월말 사실상 공사가 완료됐으나 국내외 사정으로 준공식이 연기돼 왔다.

이 체육관은 평양 유경호텔과 보통강 사이에 있으며 대지 2만450평, 연면적 9336평에 주경기장(8261평)과 보조경기장(1075평), 1만2309석의 관람석을 갖추고 있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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