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北核압력보다 대화를" 고이즈미 "악화땐 더욱 강력대응"

입력 2003-06-08 18:20수정 2009-09-29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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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7일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은 검증가능하고 불가역(不可逆)적인(돌이킬 수 없는) 방법으로 폐기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오전 노 대통령이 묵고 있는 일본 도쿄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북한이 더 이상 사태를 악화시키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경고했다. 이 같은 양국 정상의 입장은 5월14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천명된 북핵 불용(不容) 원칙과 평화적 해결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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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고이즈미 총리는 “평화적 해결을 위해서는 대화와 동시에 압력도 필요하며, 북한이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경우에는 한국 미국 일본 3국간의 긴밀한 협의 하에 더욱 강력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본인 납치문제와 핵문제를 포괄적으로 해결함으로써 북-일 국교정상화가 이뤄질 것이다. 북-일 수교 후 일본은 북한에 대해 경제적 지원 등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혀 국교정상화 이전에는 경제지원을 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반면 노 대통령은 “대화와 압력을 병행해야 하지만,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대화 쪽에 좀 더 큰 비중을 두고 말했다”고 밝혀 미묘한 시각차를 보였다.

이와 관련, 노 대통령은 8일 재일동포 간담회에서도 “미국과 일본은 표현에 있어서는 ‘압력’을 버리지 않았으나, 그것은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을 전제로 한 다음에, 다음 수단을 얘기한 것일 뿐이다”고 말했다.

정상회담에서 고이즈미 총리는 “북한의 (마약밀수 등) 위법 행위에 대한 규제와 단속에 더욱 엄정하게 대처하고자 한다”고 강조했으며 양국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국제테러, 마약 밀매 등 국가가 개입된 위법 행위에 대한 대책을 위해 계속해서 적극 협력한다”고 합의했다.

또한 노 대통령은 핵과 미사일 문제, 일본인 납치 문제 등 일본측 관심사항을 해결하고 북-일 국교정상화를 실현한다는 일본 정부의 기본방침에 지지의 뜻을 밝혔고, 고이즈미 총리는 한국정부의 평화번영정책에 지지를 표명했다.

일본 국회의 유사법제안 통과 문제와 관련, 노 대통령은 회담과 공동회견에서 “일본의 방위정책 변화에 주변 국가와 국민이 경계심을 갖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다”며 우려를 표시한 뒤 “일본이 확고한 평화주도세력으로 인식될 때 유사법제는 아무 문제가 안 될 것이므로 일본 지도자와 국민의 인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고이즈미 총리는 “유사법제는 일본이 수십년간 지켜온 전수방위의 틀 내에서 이뤄질 것이며, 자위대의 해외침략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두 정상은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정부간 교섭을 조기 개시토록 노력하고 △한국인에 대한 일본 입국비자 면제의 조기 실현 △김포∼하네다(羽田) 공항간 항공편 조기 운항 추진 △일본 대중문화 개방 확대 등에 합의했다.

노 대통령은 8일 일본 경제단체 공동주최 오찬 연설에서 “한일간 FTA 논의가 빠른 시일 내에 정부간 교섭단계로 진전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도쿄=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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