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民主 신당 공식착수]강경파 “9월內 끝내자” 속전속결론

  • 입력 2003년 5월 16일 18시 42분


민주당 정대철 대표(오른쪽)와 김원기 고문이 16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신당관련 워크숍을 지켜보다 목이 탄 듯 나란히 물을 마시고 있다. 박경모기자 momo@donga.com
민주당 정대철 대표(오른쪽)와 김원기 고문이 16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신당관련 워크숍을 지켜보다 목이 탄 듯 나란히 물을 마시고 있다. 박경모기자 momo@donga.com
16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민주당의 신당 관련 워크숍은 신주류와 중도파간의 미묘한 신경전 속에서 시작됐으나 신당 창당을 주도하는 신주류의 ‘사전 시나리오’에 따라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김상현(金相賢) 조순형(趙舜衡) 고문과 함승희(咸承熙) 김영환(金榮煥) 의원 등 중도파는 “신주류가 추진하는 신당 모임의 결성을 다음으로 미루자”고 주장했으나 수적 열세를 이겨내지 못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배기선(裵基善) 천정배(千正培) 의원은 ‘개혁신당이냐, 통합신당이냐’를 놓고 벌이는 신구 주류간의 갈등을 희석시키기 위해 ‘국민참여형 통합개혁신당’이란 새로운 이론을 제시했다.

특히 배 의원이 신당의 4대 성공조건으로 제시한 △실천적 개혁 △민주당 분당(分黨) 절대 불가 △신당 추진은 민생 안보 등 긴급한 국정현안 해결과 병행 추진 △국민 참여 등은 그동안 ‘신당 찬성, 분당 반대’ 입장을 견지해 온 중도파의 경계심을 크게 약화시켰다.

중도파인 김근태(金槿泰) 고문은 “공개적으로 발표한 발제문에 어긋나게 신당 추진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고 설송웅(설松雄) 김명섭(金明燮) 의원 등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 소속 의원들도 “두 의원의 발제대로라면 신당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거들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워크숍 말미에 김원기(金元基) 고문이 신당 추진 결성선언을 발표하고 설 의원이 김원기 고문을 의장으로 추대하는 ‘중책’을 맡아 눈길을 끌었다.

○…오후 7시부터 1시간반 동안 진행된 4개조 분임토의에서 김상현 조순형 고문, 함승희 김영환 의원 등은 “워크숍에서 ‘신당추진모임’을 결성하면 참석하지 않은 구주류 등이 분당 위협으로 느끼게 된다”며 신주류의 신당 추진 강행을 견제했으나 중과부적이었다.

오히려 일부 조에선 신주류 강경파들이 “신당 창당을 9월 정기국회 이전에 끝내자”는 속전속결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결국 전체회의에서 각 조의 조장인 이상수(李相洙) 장영달(張永達) 이호웅(李浩雄) 이강래(李康來) 의원이 차례로 “일부 이견이 있었으나 신당추진모임 결성과 대표 선출에 합의했다. 신당 창당 시기를 8월까지 끝내자는 의견도 다수였다”며 거의 똑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조순형 고문이 오후 9시40분경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회의장을 빠져나갔고 5분 후에는 함 의원도 신당추진모임 결성선언 때 “내 기대와 전혀 다르게 워크숍이 진행되고 있다”며 귀가해버렸다.

함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중도파의) 당의 앞날을 걱정하는 진지한 의견이 ‘일부 이견도 있지만…’으로 간단히 정리돼 버렸다”며 “민주주의는 다양한 의견을 듣고 그것을 존중하는 바탕 위에서 꽃피는 것인데 워크숍 분위기는 그렇지 못했다”고 말했다.

○…워크숍은 오후 4시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개회 예정시간까지 현장에 도착한 의원이 30여명에 불과해 주최측이 급히 전화연락을 취해 참석을 독려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예정시간을 30분 넘긴 4시30분에야 시작됐다.

이해찬(李海瓚) 의원 등 신주류 핵심들은 접수대 앞에서 참석의원들 수를 체크하는 등 참석인원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특히 이종걸(李鍾杰) 이강래 의원 등 일부 신당추진 핵심인사들의 도착이 늦어지자 이상수 사무총장은 “다 온다고 했으니 기자들은 이들을 참석할 인사로 미리 알고 있으면 된다”고 해명하고 휴대전화로 이들을 급히 찾았다.

○…워크숍에는 PK(부산 경남)지역에서 개혁신당 추진을 주도하고 있는 부산정치개혁추진위원회의 위원장인 조성래(趙誠來) 변호사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386’ 핵심측근인 정윤재(鄭允在) 부산 사상지구당 위원장도 참석했다. 정 위원장은 “민주당 의원 과반가 참석한 만큼 신당 창당은 이미 수의 문제를 넘어섰다” 며 “앞으로 원외위원장 등 당내 모든 세력이 신당 논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정대철 대표, 이상수 총장, 이재정 의원 등 신주류 10여명은 워크숍이 끝난 직후 인근 호텔에 모여 “원하는 대로 일이 잘 됐다”며 축배를 들기도 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

▼“뜻 같이하면 누구와도 손잡을것”…김원기 신당추진모임 의장

16일 신당추진모임 의장으로 선출된 민주당 김원기(金元基) 고문은 기자간담회에서 “정기국회 이전에 창당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다수지만, 당 밖 사정 등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되도록 신속하게 창당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당 공식기구에 언제 보고하나.

“알다시피 대화와 설득 과정이 필요하다. 다음주는 어려울 것 같다.”

―구주류는 신당에서 배제할 계획인가.

“신당은 민주당이 쌓은 업적과 가치를 받아들이고 한 단계 높일 것이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선거운동에 적극 참여하지 않은 분들도 창당 취지에 동감하면 차별 없이 손잡고 나갈 것이다. 사전에 누구를 배제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워크숍에 참석하지 않은 한화갑(韓和甲) 전 대표, 박상천(朴相千) 최고위원, 정균환(鄭均桓) 원내총무 등을 만날 것인가.

“즉답하긴 어렵지만 한 분도 빠짐없이 만나 신당 취지를 설명하겠다.”

―신당추진모임과 공식 신당추진기구와의 관계는….

“당무위원회의에서 신당추진위가 구성되면 이 모임의 임무는 끝난다.”

-신당추진 모임에 외부 인사들도 들어오나.

“당내 모임이다. 신당추진위가 외연 확대 활동을 할 것이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신당 워크숍 참석-불참 의원
참석불참
분당 동행파분당 반대파

강운태 구종태 김경천 김방림 김성순 김옥두 김충조 김홍일 박병석 박병윤 박상천 박상희 박양수 박종우 박주선 유용태 유재규 윤철상 이만섭 이원성 이윤수 이 협 이훈평 이희규 장성원 장재식 정균환 조재환 최명헌 최선영 최선영 최영희 최재승 추미애 한화갑 (35명)

김성호 김태홍 김원기 김희선 남궁석 송영길 신기남 오영식 이강래 이미경 이상수 이재정 이종걸 이해찬 이호웅 임종석 임채정 장영달 정대철 정동영 정동채 정장선 최용규 천정배 허운나 홍재형 (26명)강봉균 고진부 김기재김근태 김덕규 김덕배 김명섭 김상현 김영환 김택기 김효석 문석호 박인상 배기선 배기운 설송웅 송석찬 송영진 송훈석 심재권 유재건 이용삼 이정일 정세균 조성준 조순형 천용택 함승희 (28명)
김운용 이창복 조배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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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재 김태식 신계륜 설훈 이낙연 장태완 전갑길 조한천 정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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