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신주류의원들 동교동으로 간 까닭은?

  • 입력 2003년 3월 31일 18시 57분


코멘트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의 동교동 사저에 민주당 신주류 의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것을 놓고 민주당 내에서 정치적 해석이 분분하다.

우선 당내 개혁파의 핵심인물로 동교동계와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온 신기남(辛基南) 추미애(秋美愛) 의원이 최근 각각 김 전 대통령을 면담했다는 후문이다.

부부동반으로 김 전 대통령을 면담한 신 의원은 지난달 31일 동교동행을 시인했으나 “무슨 대화가 오갔느냐”는 물음에는 “나중에 얘기하자. 괜히 다른 의도가 있는 것처럼 비칠 것 같다”며 자세한 언급을 피했다. 추 의원도 김 전 대통령의 퇴임 당일 동교동에 갔으나 만나지 못해 지난주 초 찾아가 면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지낸 임채정(林采正) 의원과 이해찬(李海瓚) 의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당선자비서실장을 지낸 신계륜(申溪輪) 의원 등도 최근 잇따라 동교동을 찾았다고 한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당 안팎에서는 “퇴임한 대통령에게 예우를 갖추는 모양새가 보기에 좋다”는 시각도 있지만 “흔들리는 호남 민심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정찬용(鄭燦龍) 청와대인사보좌관이 28, 29일 이틀간 호남 민심을 살피고 돌아와 “큰 문제는 없다”고 했지만 신주류측 인사들조차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흔들리는 호남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노 대통령의 대북송금 특검법 공포와 관련해 김 전 대통령의 양해를 구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김한정(金漢正) 비서관은 “김 전 대통령은 자신이 정치에 입문시킨 사람들에게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으며 면담 요청이 들어와 흔쾌히 응했다. 특별한 정치적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