民主 '삼각 파워게임'…한화갑-정대철-김원기

  • 입력 2003년 2월 16일 19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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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한화갑(韓和甲) 대표와 정대철(鄭大哲) 최고위원, 김원기(金元基) 당 개혁특위위원장간에 ‘묘한’ 3각 관계가 형성되고 있다.

당 개혁의 방향 및 당권 경쟁을 둘러싸고 신-구주류를 대표하는 세 사람간에 복잡한 물밑 파워게임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최근 개혁특위의 당 개혁안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당무위원회의에서 임시 집행부를 구성해 6개월 동안 과도체제로 당을 운영하자는 것은 ‘쿠데타적’ 발상이라는 논리다.

여기에는 특위 개혁안이 개혁파에 의한 이른바 ‘구주류 밀어내기’ 시도라는 의구심도 짙게 깔려 있다.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특위 간사인 천정배(千正培) 의원에게 “이게 개혁신당안과 같은 것이냐”고 쏘아붙이면서 김원기 위원장이 직접 나와 개혁안을 설명하라고 요구한 것도 그런 맥락이다.

노무현(盧武鉉) 당선자 취임 전 사퇴 의사까지 내비쳤던 한 대표는 최근 측근을 통해 ‘3, 4월경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정식으로 구성해 내년 총선에 대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취임 전 사퇴의사를 거둬들이고 ‘U턴’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신주류 대표주자인 정 최고위원도 전당대회를 빨리 열어야 한다는 점에선 한 대표와 같은 입장이다. 당권 도전 의지를 갖고 있는 그는 당초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를 희망해 왔으나특위측이 과도지도부 구성과 66명의 중앙위원으로 구성하는 집단지도체제 도입안을 내놓자 떨떠름한 기색이 역력하다.

정 최고위원의 한 측근은 “빨리 정식 지도부를 구성해 노무현 정부의 개혁을 뒷받침하고 내년 총선에 대비해야 한다”며 “개혁파 의원들은 이상향을 그리고 있다. 통합과 개혁이 같이 가야 한다”고 비판했다.

여기에는 김원기 위원장이 당권과 관련해 뭔가 ‘딴 생각’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작용하고 있다.

한편 김원기 위원장은 자신의 거취에 대해 “전체를 아우르는 형 같은 역할을 하려고 한다. 자리에 구애받지 않고 전체적으로 우리가 힘을 합쳐 일을 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하고 있으나 아직도 당권에 미련을 갖고 있다는 분석이 당내에서는 설득력 있게 나오고 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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