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살생부’ 20대 工員이 띄웠다

  • 입력 2003년 1월 21일 23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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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구주류와 신주류의 갈등을 촉발한 ‘인터넷 살생부’의 작성자(ID:피투성이)는 인천의 한 철공소에서 일하는 왕현웅씨(29)인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왕씨는 이날 국민일보 및 인터넷 매체 오마이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가 2000년 총선에서 낙선한 직후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가 만들어졌을 때 가입한 초기 노사모 멤버”라고 소개했다.

그는 ‘살생부’ 작성 배경에 대해 “자기 당이 선출한 대통령후보를 흔들면서 기회주의적 행태를 일삼았던 정치인들을 다음 총선에서는 국민이 잊지 말고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만들었을 뿐”이라며 “누구의 사주를 받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살생부를 작성할 때) 인터넷 매체도 참조했고 중앙 일간지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라온 소식이나 인명검색 등을 통해서도 정보를 입수했다”며 “(살생부란) 이름이 좀 살벌해서 그렇지 네티즌들에게 그 정도 정보는 상식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살생부’란 이름과 ‘특1등 공신’ ‘역적 중의 역적’ 같은 분류 용어는 90년대 후반 큰 인기를 누렸던 TV대하드라마 ‘용의 눈물’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했다.

왕씨는 “내가 쓴 글이 100% 맞다고 할 수는 없지만 90% 정도는 맞다고 확신한다”며 “해당 정치인들이 반성을 했으면 좋겠는데, (오히려) 꼬투리를 잡아 수사를 의뢰하는 것은 그야말로 인터넷을 공포정치로 탄압하는 처사”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3월 민주당 국민경선 때 선거인단에 들기 위해 민주당에 입당했으나, 선거인단에 뽑히지 못했고 그외엔 민주당과 아무 인연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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