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세계 정세]'악의 축' 3국 내년에도 '논란의 축'

  • 입력 2002년 12월 30일 18시 20분


올 한해에 이어 새해 세계 정세를 결정지을 주요 변수들은 무엇일까. 미국의 대표 시사주간지 타임은 ‘2003 새해전망’을, 뉴스위크 최신호는 ‘2002 주요뉴스’를 통해 각각 내년 국제사회를 주도할 이슈와 올 한해의 이슈들을 나란히 분석했다.

타임은 먼저 이라크 이란 북한의 향방이 내년 국제 정세를 좌우할 최대 관심사가 될 것으로 집중 전망했다.

▽이라크〓내년 이라크의 미래를 좌우할 최대 변수는 이라크가 대량파괴무기 개발설을 부인하며 유엔에 제출한 1만2000페이지 분량의 보고서의 진위 여부.

이라크가 지난 4년간 비밀리에 개발해온 것으로 추정되는 대량무기 시설을 사찰단이 찾아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이라크가 생물 무기를 개발해왔다는 증거를 찾는 것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공위성 탐지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이라크 정부는 대형 트럭 등에 이동식 연구실을 두고 무기 개발에 주력해온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설령 사찰단이 대량 화학 살상무기를 개발했다는 증거를 찾아내더라도 후세인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며 이를 완강히 부인할 게 분명하다. 민간인 소유의 대규모 화학 공업이 발달한 이라크 내 경제 구조를 감안하면 이 같은 ‘오리발 내밀기’전략이 먹혀들 수도 있다. 결국 이라크가 제출한 보고서가 사실과 거리가 멀다는 확실한 증거를 미국이 제시해야 한다고 타임은 강조했다.

▽이란〓새해에는 사담 후세인 정권 붕괴 등 이라크 내 변화보다 이란 내 급격한 민주주의 바람이 더 빨리, 거세게 불 가능성도 다분하다.

지난달 테헤란대학에 몰려든 5000여명의 이란의 대학생들은 “민중봉기의 시간이 다가왔다”는 구호를 외치며 학생들 스스로가 개혁의 핵심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현재 이란에서는 이슬람 율법 중심의 보수 사법부와 개혁성향의 모하메드 하타미 행정부간에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상태. 개혁 성향의 하타미 대통령에게 국내 언론과 군부에 대한 보다 강한 영향력을 부여하는 새 법률안이 내년에 통과되지 않을 경우 하타미 대통령과 그를 따르는 국회의원들이 잇따라 사임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국내 혼란이 가중되면 학생들이 거리로 뛰쳐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타임은 전망했다.

▽북한〓이란 이라크와 함께 ‘악의 축’에 포함됐던 북한은 내년에 돌연 핵 프로그램 개발 중단을 선언함으로써 모두를 놀라게 할 수도 있다. 물론 그 대가로 미국의 경제적 지원이나 불가침조약 서약 등이 전제가 돼야 할 것이다. 그러나 당분간 이라크 문제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미국으로서는 북한에 대한 적극적인 문제 해결을 보류해 놓을 가능성이 크다. 워싱턴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 개발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대화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있지만 현재 이 위기를 풀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은 ‘대화’밖에 없다.

한편 뉴스위크는 ‘2002 주요뉴스’를 통해 이슬람 무장단체에 의해 납치 살해된 전 월스트리트저널 동남아 지국장 대니얼 펄 기자 사건과 10월 모스크바 문화극장 인질극 관련 소식 등을 되돌아보면서 2002년은 민간인들을 볼모로 한 테러가 눈에 띄게 늘어난 한해였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 뉴스위크는 올 한해를 장식했던 주요 뉴스들로 이라크 사태,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악의 축’ 선언, 중동 분쟁, 중남미 국가들의 내분 등을 거론했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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