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충분한 검증 미흡” 투명성-득표 잠재력 내세워

  • 입력 2002년 11월 23일 01시 10분


노무현 후보는 토론회 벽두에 “나는 지난 봄 200만명이 참여한 국민경선을 통해 선출된 국민후보다. 한때 지지율이 60%까지 오르기도 했다”며 자신의 ‘득표 잠재력’을 상기시켰다.

그는 또 토론회 말미에 “이회창 후보를 이길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후보가 되려면 의혹이 없어야 한다”고 전제한 뒤 “무엇보다 나는 고발당한다든지 검찰의 조사를 받는다든지 하는 의혹이 없다”고 자신이 ‘검증’을 거친 후보임을 거듭 강조했다.

노 후보는 특히 마무리 발언 전부를 자신의 본선 경쟁력을 알리는 데 할애했다. 모두발언에서 정 후보에 비해 이 부분을 소홀히 한 점이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노 후보는 “두 분(이회창, 정몽준 후보)은 특별한 분이다. 서민들의 삶을 생각한다면 서민대통령이 될 수 있는 나 같은 사람이 낫지 않겠느냐”며 “이회창 후보는 내가 이길 테니 믿고 맡겨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또 “국민의 신뢰를 받으려면 지역감정 극복을 위해 얼마나 지속적으로 일해왔는가, 정직하게 살아온 보통사람들이 대우받는 사회로 가기 위해 얼마나 진지하게 몸바쳐 노력해왔는가가 중요하다”며 자신의 인권변호사 경력을 은근히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정 후보에 관한 여러 의혹을 거론한 게 마음에 걸렸는지, 토론회 말미에는 “혹시 야박한 질문이 있었더라도 경쟁력을 검증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이해해달라”며 한 발 물러섰다.

토론회가 끝난 뒤 그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남아 있었다. 그러나 토론회장인 목동 방송회관 정문 앞에 도열해 팡파르를 울리고 있는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 20여명을 보자 힘이 다시 솟은 듯, 두 손을 치켜들어 반갑게 인사했다. 다음은 노 후보와의 일문일답.

-소감은….

“TV 토론이 한 번이기 때문에 충분한 검증이 됐는지 걱정스럽다. 토론 형식도 좀 더 자유로웠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정 후보와 차이가 드러났다고 보나.

“정 후보와 제가 차이가 있다. (차이점을 드러내려고) 노력했는데, 제대로 드러났는지 모르겠다.”

-정 후보를 평가하면….

“내가 평가하지 않는 게 좋겠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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