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단일화대책 착수 "盧일까 鄭일까"

  • 입력 2002년 11월 13일 18시 34분


한나라당이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후보간 후보단일화 움직임에 대한 대응 전략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단일화가 성사되는 만약의 경우도 그렇지만, 누구로 단일화되느냐에 따라 대선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일단 노, 정 후보간 단일화 논의의 문제점을 물고 늘어졌다. ‘명분없는 야합’이라는 점을 부각시켜 단일화 논의에 김을 빼겠다는 전략이다.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13일 SBS 라디오 방송에 출연, “그것은 야합으로 국민은 명분있고 이치에 맞는 행위에는 동의하지만 그렇지 않은 행위에는 매서운 심판을 내린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고위선거대책회의에서도 비판의 목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아직도 보이지 않는 정치공작이 이뤄지고 있다”며 배후 의혹을 제기했으며, 하순봉(河舜鳳) 최고위원도 “근간에는 청와대가 강력히 작용한다는 근거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고 가세했다.

단일화 방향에 대해서는 당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우선 정 후보가 사실상 대표 주자로 올라서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는 느낌이다. 당 자체조사에서도 이달 들어 정 후보의 지지도가 바닥을 치고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 등 동교동계와 노 후보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당의 한 고위관계자는 “여권의 한 고위인사가 어느 전직 총리에게 국민통합21의 당 대표를 맡아달라고 했다는 첩보가 있다”며 “노 후보에 반대하는 동교동계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후보의 한 핵심측근은 “아직은 5 대 5 정도”라며 “정 후보에 대한 현대 집안의반발이 큰 만큼 정 후보의 행보에 장애물이 될 것”이라고 유보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은 단일화 가능성에 대비해 대책마련에 착수했다.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97년 대선 당시 ‘DJP연합’과 맥을 같이 한다는 점을 부각시켜 ‘국정파탄 책임론’으로 공격하겠다는 것이다.

이 후보측의 한 관계자는 “단일화가 되면 오히려 공격하기가 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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