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공식반응 회피]한나라 "어떻게 집행유예를…"

  • 입력 2002년 11월 11일 19시 26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3남 홍걸(弘傑)씨가 11일 법원의 집행유예 결정으로 풀려난 데 대해 정치권은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한나라당 조윤선(趙允旋) 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사법부의 결정에 대해선 왈가왈부하지 않겠다”며 “그러나 대통령의 아들이 아니라면 36억원을 받은 형사범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을지는 의문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 문제를 쟁점화할 생각은 없는 듯하다. 한 관계자는 “대통령의 가족 문제를 자꾸 공격하는 것이 솔직히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며 “우리가 말하지 않아도 국민이 알아서 판단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민주당은 공식적인 논평이나 언급을 일절 하지 않았다. 한 당직자는 “논평을 내기도, 안 내기도 난감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 내에서는 홍걸씨의 친형 홍업(弘業)씨가 3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상황이어서 재판부도 이를 감안했을 것이라는 관측을 하고 있다.

국민통합21의 김행(金杏) 선대위 대변인은 “민주당과의 후보 단일화 협상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인 데다 사안이 미묘해 입장을 밝히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홍걸씨의 석방을 반겼지만, 이에 대한 공식 반응은 회피했다.

한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하고 “법원에서도 홍걸씨가 적극적인 청탁을 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참작한 것으로 안다”며 “어쨌든 우리로서는 다행스러운 일이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무엇보다 이희호(李姬鎬) 여사가 한시름 놓게 된 것 같다”는 말로 청와대의 분위기를 전했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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