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후보측 조문 온 JP에 "도와달라"

  • 입력 2002년 11월 1일 18시 47분


박근혜 한국미래연합대표(오른쪽)가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후보 부친 빈소를 조문하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박근혜 한국미래연합대표(오른쪽)가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후보 부친 빈소를 조문하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의 부친 홍규(弘圭)옹의 빈소가 마련된 삼성서울병원에는 1일 이 후보와 소원했던 정치인들까지 찾아와 ‘조문정치’가 이어졌다.

오전에는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 한국미래연합 박근혜(朴槿惠) 대표, 민노당 권영길(權永吉) 후보,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와 이인제(李仁濟) 의원, 한광옥(韓光玉) 최고위원이 다녀갔다.

오후에는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 전두환(全斗煥) 전 대통령, 이한동(李漢東) 전 총리가 조문했고 일본을 방문 중인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은 박종웅(朴鍾雄) 의원을, 건강이 좋지 않은 최규하(崔圭夏) 전 대통령은 최흥순(崔興順) 비서실장을 보내 조의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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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필 총재는 접객실에서 만난 한나라당 양정규(梁正圭) 의원이 “잘 좀 도와달라”고 하자 “사돈 남 말 하고 있네”라고 응수했다. 김 총재는 이어 “조의금을 가져왔으나 안 받는다니…”라고 하자 양 의원은 “딴 것으로 달라”며 넌지시 협조를 부탁했다.

이에 앞서 빈소를 찾은 박근혜 대표는 “우리 당에서도 예의를 갖춘 것일 뿐”이라고 말했으나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 후보비서실장은 다른 조문객과는 달리 영안실 건물 밖까지 나와 배웅하며 각별히 예우했다.

5공인사 20여명과 함께 빈소를 찾은 전 전 대통령은 이 후보에게 “아버님(고인)께서 상당히 도움을 주시는 것 같다. 중요한 시기에…”라고 함축성 있는 말로 조의를 대신했다. 장세동(張世東) 전 안기부장은 1시간 앞서 들르는 바람에 전 전 대통령과는 만나지 않았다.

이날 오후 늦게 빈소를 찾은 노무현 후보가 “내일 부산을 탈환하러 갑니다”라고 하자 부산출신인 권 비서실장은 “꼼짝 못하고 발이 묶였을 때 많이 뚫어 놓으십시오”라고 응수했다.

김수환(金壽煥) 추기경, 최종영(崔鍾泳) 대법원장, 김석수(金碩洙) 총리, 이종남(李種南) 감사원장, 유지담(柳志潭) 중앙선관위원장, 강영훈(姜英勳) 황인성(黃寅性) 이수성(李壽成) 전 총리, 오명(吳明) 아주대 총장, 이종찬(李鍾贊) 전 국정원장 등도 다녀갔다. 또 김병관(金炳琯) 전 동아일보 명예회장과 박권상(朴權相) KBS 사장 등 언론사 경영진도 대부분 조문했고 김창성(金昌星) 경총회장, 박용성(朴容晟)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재계 인사와 리빈(李濱) 주한 중국대사, 최서면(崔書勉) 국제한국연구원 이사장 등도 조문했다.

한편 미국에서 이날 오후 귀국한 이 후보의 장남 정연(正淵)씨는 공항에서 “장례가 끝난 뒤 바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한 뒤 경호원에 둘러싸여 곧바로 병원으로 왔다.

이 후보는 가족장으로 간소하게 치르기 위해 2일 장례행렬도 승용차 운행을 자제하고 버스 5대만 운행토록 지시했고 발인 등 나머지 일정을 고려해 밤 11시경 옥인동 자택으로 돌아갔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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