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도청 國調요구서 단독제출

  • 입력 2002년 10월 31일 19시 05분


한나라당 의원들이 국가정보원의 도청 관련 의혹 확인을 위한 국정조사요구서와 공적자금 특검법안을 단독으로 국회 의사국장에게 제출하고 있다. - 서영수기자
한나라당 의원들이 국가정보원의 도청 관련 의혹 확인을 위한 국정조사요구서와 공적자금 특검법안을 단독으로 국회 의사국장에게 제출하고 있다. - 서영수기자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정기국회 회기가 끝나는 8일까지도 국가정보원의 도청의혹에 관한 국정조사 문제 등 각종 정치 현안을 놓고 계속해서 격돌할 전망이다.

우선 한나라당이 31일 국회에 단독으로 제출한 ‘국정원 도청관련 의혹 확인 및 검증을 위한 국정조사요구서’는 7일 본회의 보고를 거쳐 정보위로 넘어가 실시 여부가 판가름난다. 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 원내총무는 “정보위에서 한나라당 단독으로 국조계획서를 만들어 8일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는 것을 고려 중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제시한 조사대상 범위에는 △국정원의 도·감청 시설 및 장비 운용 실태 △감청 관련 영장 청구 내용 및 기록 일체 등이 포함돼 있는 반면, 민주당은 여전히 국정조사가 아닌 현장조사로 제한하자는 입장이어서 국정조사의 실시 가능성은 낮다.

한나라당이 31일 역시 단독 제출한 ‘공적자금 비리의혹 진상조사를 위한 특별검사제 도입안’을 놓고도 양당의 힘 겨루기는 불가피할 것 같다.

특검안은 7일 본회의 보고를 거쳐 법사위에서 다뤄질 계획. 하지만 이미 증인채택 문제로 국정조사를 중도 무산시켰던 양당이 다시 특검제에 합의하기는 어렵다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한나라당 역시 대선을 앞두고 힘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는 방침이어서 정치공세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정치권의 이슈로 부상한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 문제도 정당간 이해가 엇갈리는 미묘한 사안이다.

“주가조작을 정몽준(鄭夢準) 의원이 몰랐을 리 없다”는 이익치(李益治) 전 현대증권 회장의 발언에 대해 정 의원이 국정조사나 특검제 수용 의사를 표명한 것과 관련, 민주당과 한나라당도 원칙적으로는 찬성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양당 모두 먼저 나서기를 꺼리고 있어 당분간 정치공방만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주요현안 및 전망
현안쟁점실현전망
도청의혹 국정조사△한나라당=형식은 국정조사. 조사대상은 도·감청시설 장비운용 실태 및 감청 관련 영장·기록 일체. 간부 증인채택△민주당=형식은 진상규명 위한 현장조사. 국정조사 전례없음. 증인 채택 및 자료 요구 불가불투명
공적자금 특검법안△한나라당=국정조사 무산된 만큼 특검제 도입해야 한다△민주당=수용불가. 국정조사 무산 책임은 한나라당에 있다가능성 낮음
현대전자 주가조작△정몽준 의원=국정조사나 특검제 하겠다△민주당=국정조사에 원칙적으로 찬성한다△한나라당=특검제는 시간과 절차상 어렵다. 국조는 찬성하지만 먼저 제안하지 않겠다 가능성 낮음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