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세력' 움직임]JP “자민련 끝까지 지킨다”

  • 입력 2002년 10월 31일 19시 02분


자민련 김종필 총재
자민련 김종필 총재
《‘1강 2중’ 후보군에는 못 끼지만 대선 판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치세력의 움직임은 늘 주목거리다.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와 한국미래연합 박근혜(朴槿惠) 대표, 이한동(李漢東) 전 국무총리,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의원의 행보에 ‘1강 2중’을 비롯한 정치권이 귀를 쫑긋 세우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JP와 자민련〓JP는 31일 “혼자 남아도 자민련을 지킨다. 당을 팔아먹지 않겠다”며 전례 없이 강한 톤으로 독자생존 의지를 천명했다. 자민련 소속 국회의원 13명 전원과 지구당위원장 100여명, 부총재단, 고문단 등 300여명이 참석한 주요당직자회의에서다.

JP는 “처음 약속이 죽어도 변치 않는 사람이 돼야 한다. 못된 사람은 혜택 입은 만큼 배신한다”고 말했고 좌중에서는 “배지를 달아주니까 자기 잘난 줄 알고 이당 저당 돌아다니고, ×××들”이란 고함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JP를 중심으로 흔들림 없이 생사고락을 함께 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 JP에게 힘을 실어줬다.

다만 JP는 “누가 대통령이 될지 뻔히 보인다. 앞으로 며칠간 잘 선택하지 않으면 안될 고비가 있을 것이다”며 조만간 지지 후보를 밝히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 초선의원은 “사실상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뜻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문제는 소속 의원들의 거취다. 친(親) 한나라당 성향의 상당수 의원들은 사실상 마음은 떠났으되 JP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다. 김학원(金學元) 총무는 “이런 상황에서 의원들이 당과 JP를 배신하고 뛰쳐나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박근혜〓2월말 이회창 후보와 사이가 벌어져 한나라당을 탈당했던 박 대표의 마음은 다시 친정으로 기운 듯하다. 그는 최근 “이 후보를 만나면 여러 얘기를 나눠보고 결정하겠다”고 수차례 말했다. 한나라당도 그의 합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회창 대세론’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합류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득표력과 인기를 겸비한 그를 사이에 두고 한나라당과 정몽준(鄭夢準) 의원이 벌인 줄다리기가 이렇게 마무리되면 정 의원에게는 적지 않은 타격이 될 것이란 게 중론이다.

▽이한동〓이 전 총리측은 일단 독자신당 창당에 나섰지만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와 정몽준(鄭夢準) 의원의 후보단일화에 언제라도 응하겠다는 생각이다. 민주당 후단협측이 추진하는 원내교섭단체 구성에도 합류키로 했다. 자신이 주도하는 ‘하나로 국민연합’의 창당대회를 7일에서 15일로 미룬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많다.

이 전 총리측은 일단 독자신당 창당에 나섰지만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와 정몽준(鄭夢準) 의원과의 후보단일화에 언제라도 응하겠다는 생각이다. 이 전 총리는 자신이 주도하는 ‘하나로 국민연합’을 자민련 등과 함께 경기 강원 충청을 묶는 ‘중부권 신당’으로 만들면 후보단일화 과정에서도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가 주도하는 ‘하나로 국민연합’이 창당대회 날짜를 7일에서 15일로 연기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인제〓이 의원은 노 후보측의 협력 제의에 대해 “내가 뭐 도울 일이 있나. 백의종군이다”며 유보적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이 의원은 후단협측에서도 함께 탈당하자는 제의를 받았으나 거취를 표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도 이 의원을 영입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으나 한 측근은 “말도 안 된다”고 일축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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