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버드 주한 美대사 "北 먼저 核개발 포기해야 대화"

  • 입력 2002년 10월 22일 23시 19분


토머스 허버드 주한 미국대사는 22일 “미-북대화를 재개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의 규정을 준수하겠다고 먼저 밝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경제연구원(이사장 사공일·司空壹)이 서울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강연에 참석해 이같이 밝힌 뒤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하는지는 북한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허버드 대사는 북한의 핵 개발 의도에 대해서는 ‘체제 생존용’이라고 평가했지만 그 같은 방법은 통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북한은 일본인 납치에 대해서는 시인하고 사과했지만 농축우라늄 핵무기에 대해서는 참회하는 식으로 고백한 것도 아니고 사과한 것도 아니다”며 “오히려 계속 핵 프로그램을 진행하겠다고 얘기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북한은 핵무기 개발이 어려운 (경제)상태에서 탈출하도록 (외부사회가) 도움을 주는 데 방해가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허버드 대사는 특히 “미국은 9·11테러를 당한 이후 과거와는 시각이 달라졌다”고 덧붙였다. ‘9·11테러 이후 세상이 달라졌다’는 사실을 북한은 알아야 한다는 조언이자 93, 94년의 ‘주고받기 식(式)’ 핵 협상은 더 이상 없을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는 경고였다.

그는 그러나 “북한 핵문제를 미국이 일방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바라지 않고 있다”며 미국의 태도는 한국 일본 등 우방국과의 협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 경수로사업의 중단 여부와 관련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며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자체에서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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