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北 무장해제 해야” 北核문제 첫 언급

  • 입력 2002년 10월 22일 19시 20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1일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이 핵무기 개발을 반드시 포기하도록 다른 국가들과 함께 납득시키겠다고 말하고,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조지 로버트슨 사무총장을 만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일은 김 위원장에게 반드시 무장해제를 해야 하고 대량살상무기도 확산시켜서는 안 된다는 점을 납득시키기 위해 우방 및 다른 국가들과 협력할 수 있는 기회로 본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이는 자유와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떠오르는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협력할 기회”라며 “나는 우리가 함께 협력한다면 이 위협에 평화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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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핵개발 계획을 시인한 후 부시 대통령이 이와 관련해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부시 대통령은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5일 (텍사스주) 크로퍼드 목장에서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과 협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26일부터 멕시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도 한국 일본 러시아의 지도자들과 북핵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21일 브리핑에서 북한이 ‘핵문제로 인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미국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데 대해 “우리는 우리의 다음 조치가 무엇인지를 검토할 것”이라며 차갑게 반응했다.

이와 관련, 부시 행정부의 한 고위관리는 이날 익명을 전제로 외신기자들과 가진 회견에서 “제네바 합의는 북한이 이를 파기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무효화됐다”며 “따라서 미국은 무효화된 제네바 합의의 이행에 대한 의무를 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은 “핵개발 계획을 검증할 수 있는 방법으로 즉각 폐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제네바 합의의 재협상 여부에 대해 “우리는 이것이 재협상의 문제가 아니라고 분명히 밝혔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29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재개되는 북한과의 국교정상화 교섭에서 북한이 핵개발 포기 자세를 보이지 않을 경우 수교교섭을 중단한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2일 보도했다.

또 21일 룩셈부르크에서 회동한 유럽연합(EU) 외무장관들은 북한에 핵개발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고 북한이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대북 경수로사업에 대한 EU의 지원이 삭감될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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