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노무현후보측 '노무현 생수업체' 공방

  • 입력 2002년 9월 13일 18시 47분


한나라당은 13일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가 생수회사를 몰래 경영했고, 부도 직전에 재산 빼돌리기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노무현 때리기’를 재개했다. 이에 대해 노 후보측은 “허위사실인 만큼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며 맞섰다.

▽노 후보의 위장 경영 의혹〓한나라당 이주영(李柱榮)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자청해 “노 후보는 충북 옥천의 생수회사 ‘장수천’을 제3자 명의로 경영하면서 알짜 재산 빼돌리기를 통해 공적자금이 투입된 리스회사에 17억원대 손실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또 “노 후보가 생수회사를 소유한 사실을 숨기는 등 재산을 축소 신고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 의원은 장수천이 노 후보가 숨겨놓은 회사라는 증거로 전현직 경영진이 노 후보 주변인물이라는 점을 들었다. 그는 “설립 당시 대표이사 홍모씨는 노 후보의 후원회 사무국장을 지냈고, 98년 취임한 대표이사도 노 후보의 고향친구이자 운전기사 역할도 했던 선모씨”라고 말했다.

또 부도 상태인 회사를 2000년 인수한 신모씨도 민주당 충남지역 지구당부위원장으로, 지난 6·13 지방선거 때 구청장 선거에서 낙선했다는 것. 이 의원은 “특별한 경력이 없는 신씨가 공천을 받은 것은 노 후보가 도왔기 때문이라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노 후보는 그동안 ‘장수천은 빚 보증채권(6억원)이 있었는데, 그 이유로 경영에 일부 참여했다’고만 설명했는데, 빚 보증채권은 어떤 내용이고, 얼마나 경영에 참여했고, 99년 이후 채권 일부 회수는 어떻게 가능했는지 설명하라”고 촉구했다.

▽노 후보측, “법적 대응하겠다”〓노 후보측은 “허위 사실을 주장해 노 후보의 명예를 훼손한 이 의원에 대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노 후보 비서실의 안희정(安熙正) 정무팀장은 “노 후보는 영남지역 지구당 위원장의 부탁으로 장수천에 빚보증을 섰다가 그 후 회사 부도를 막기 위해 신규 투자를 하며 잠시 경영에도 참여했을 뿐”이라며 “97년 10월 이후에는 회사 일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고 말했다.

안 팀장은 또 “생수공장에 문제가 생겨 공장을 폐쇄하게 되면서 판매법인인 ㈜오아시스워터도 매각했는데, 그 판매대금은 회사 부채를 갚는 데 모두 사용됐다”며 “장수천을 낙찰받은 신씨는 우리는 모르는 사람”이라며 이 의원이 제기한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노 후보측은 한나라당의 갑작스러운 공세에 대해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가 대선에서 진짜 승부를 겨룰 사람은 정몽준(鄭夢準) 의원이 아니라 노 후보란 사실을 입증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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