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승씨 출판기념회 "지금의 화해협력 정책은 기만술"

  • 입력 2002년 7월 10일 23시 26분


“작금의 우리 현실은 해방정국보다도 더 혼란스럽습니다. 대한민국이라는 기둥에 멍이 들고 금이 가고 있습니다.”

소석(素石) 이철승(李哲承) 탈북난민돕기운동본부 상임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팔순 기념 저서 ‘오! 대한민국 누가 지키리’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이 책은 지난 10년간 신문 잡지 등에 기고했던 글을 모은 것이다.

책 제목 ‘오! 대한민국 누가 지키리’는 자주·독립·민주·통일이라는 대한민국 건국이념이 지난 10년간 제대로 구현되지 못하고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붙여졌다는 게 그의 설명.

이 대표는 1954년 3대 국회의원을 시작으로 1985년 12대 국회의원까지 7선 의원을 지냈고 구 신민당 대표최고위원, 한국올림픽위원회(KOC) 위원 등을 지낸 보수 원로정치인. 지금도 2002 월드컵 조직위원, 자유민주민족회의 대표 상임의장, 서울평화상 문화재단 이사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월드컵대회 내내 우리의 10대와 20대 젊은이들이 붉은 악마 복장으로 태극기를 흔들고 애국가를 부르면서 ‘대∼한민국’을 소리 높여 외쳤습니다. 젊은이들이 이 글을 읽고 자신들이 삶을 영위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당당한 건국이념과 정통성이 무엇인지를 되새기고 자부심을 갖고 통일에 이르는 노력을 기울여 주었으면 하는 게 저의 작은 바람입니다.”

그는 분단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남북 화해협력과 통일 노력의 필요성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대북정책은 투명하고 분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에 달러와 쌀, 비료 등을 주었으면 뭔가 대답이 있어야 하는 게 아닙니까. 북한이 변하지 않았는데 변했다고 우리가 변호해주고 참혹한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 언급조차 못하는 지금의 화해협력 정책은 일종의 기만술이라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라고 말했다. 그는 6·29 서해교전에 대해서는 “튼튼한 안보 아래에서 햇볕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 더욱이 교전사태 이후 정부가 북한을 대변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개탄스럽다”라고 말했다.

출판기념회에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 이홍구(李洪九) 노재봉(盧在鳳) 전 국무총리, 김태식(金台植) 국회 부의장, 한나라당 하순봉(河舜鳳) 최고위원과 김용갑(金容甲) 의원, 민주당 한광옥(韓光玉) 정대철(鄭大哲) 최고위원, 송월주(宋月珠) 스님,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 구두회(具斗會) 고려대 총동문회장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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