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일 축출땐 우리길 가겠다"

  • 입력 2002년 6월 28일 00시 18분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의 ‘탈(脫) DJ’ 선언을 놓고 ‘새시대새정치연합청년회’(연청)를 중심으로 한 과거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직계 인사들의 반발이 표면화되고 있다.

연청은 27일 긴급 임원모임을 갖고 쇄신파가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김홍일(金弘一) 의원축출과 DJ와의 차별화 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정리, “최악의 경우 우리 길을 가겠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회장인 배기선(裵基善) 의원이 “내가 담판을 짓겠다”며 성명서 발표를 만류한 뒤 서울 여의도 당사 8층 후보실로 찾아가 노 후보와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배 의원은 “우리 동교동계도 노 후보를 도우려 했는데 우리에게 화살을 겨눌 수 있느냐. 대통령의 치적에 대해서는 공(功)과 과(過)가 다 있는 것 아니냐”며 연청 회원들의 뜻을 전했다. 이에 노 후보는 “상황이 참 답답하다. 앞이 안 보인다. 쇄신파들을 가라앉히면 되는 것 아니냐”며 이들을 무마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청 측은 일단 노 후보의 발언을 수용하고 향후 당내 움직임을 지켜본 뒤 집단행동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는 후문이다.

연청은 80년 김홍일 의원이 주축이 돼 만든 ‘DJ 친위조직’으로 전국에 30여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동교동계 의원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김옥두(金玉斗) 의원은 “당이 쇄신파 몇 사람 중심으로 움직인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고 박양수(朴洋洙) 의원은 “당 분란을 부추기고 있는 쇄신파에 대해 징계를 요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도파인 정균환(鄭均桓) 원내총무도 “무조건 차별화가 되느냐. 선거 때마다 대통령을 밟는 것은 아주 위험하다”고 말했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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