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직사퇴 …당무거부 '내분여진'

  • 입력 2002년 6월 21일 18시 49분


盧후보-韓대표 조찬간담회 - 박경모기자
盧후보-韓대표 조찬간담회 - 박경모기자
민주당의 핵심당직자들이 21일 잇따라 사퇴 또는 당무거부 의사를 밝혀 당내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이날 김원길(金元吉) 사무총장과 정범구(鄭範九) 대변인이 사퇴의사를 밝힌 데 이어 박병윤(朴炳潤) 정책위의장마저 집단지도체제에 의한 당 운영 방식을 비판하면서 당무거부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모두 한화갑(韓和甲) 대표의 측근.

이들은 지방선거 참패 직후 이미 일괄사표를 제출한 바 있으나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와 당 지도부가 재신임을 받으면서 자동으로 재신임됐다.

하지만 일괄사퇴 후 당사 출근을 거부해 온 김 총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선거에서 패배한 동지들에 대한 죄송한 마음으로 인해 더 이상 사무총장직을 수행하지 못하겠다”며 “백의종군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도 “현재와 같은 집단지도체제에선 당직자들이 소신을 갖고 일할 수 없다고 판단해 한 대표에게 사퇴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박 의장 또한 “최고위원회의가 비상사태에 준하는 의사결정방식으로 대전환하지 않을 경우 당무를 거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당권파 핵심인사들인 이들의 사퇴 및 당무거부 의사 표명에 대해 최고위원 체제의 기능정지와 선대위 체제로의 조기전환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김 총장은 이미 지방선거 직전 “지방선거 이후 선대위가 모든 것을 관할하고 최고위원회의는 12월18일까지 기능이 정지될 것이다”고 예고한 바 있다.

따라서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비주류 측의 한 인사는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선대위 체제로의 조기전환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고 후보와 대표에게 그 권한을 위임했는데 그것도 모자라 최고위원회의를 무력화시키고 당권파들끼리 다하겠다는 얘기냐”고 당권파들을 비난했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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