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김정일 이중성' 지적 "겉으론 개방…속으론 적개심"

  • 입력 2002년 5월 3일 18시 00분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은 겉보기엔 변화를 끌어안으려 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외세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감과 적개심을 드러내며 노동당 간부들에게도 외국의 평화제스처에 대해 경계할 것을 지시하는 이중성을 보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북한 지도자의 언행 불일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의 노동당원 사이에 배포된 김 위원장의 훈시내용 등을 인용, 그가 남한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가진 1년 뒤에도 당 간부들에게 외부세력을 절대 믿지 말라고 지시했었다고 전했다.

또 당 중앙위원회 간부들에게만 배포된 노동당의 내부자료에는 김 위원장이 유고슬라비아의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정권이 붕괴된 것처럼 자신의 1인 지배체제가 무너질 가능성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김 위원장은 한국 미국 일본 등이 북한을 국제사회로 끌어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 당 간부들에게 외부세력은 북한 체제가 내부로부터 붕괴되기를 원하고 있으므로 이들의 평화제안을 믿어선 안 된다고 역설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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