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중앙방송, “부시는 무례한 악의 화신”

  • 입력 2002년 2월 13일 18시 15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 이후 한동안 대미비난을 자제해오던 북한이 부시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대미비난 수위를 조금씩 높여가고 있다.

북한이 이처럼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은 미국 내에서 부시 대통령의 대북 강경발언을 비판하는 온건파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미국 내의 온건론 확산 기류에 편승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에 대한 미국의 압박 공세를 누그러뜨리기 위해서도 북한의 비난공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있다.

최근 북한의 대미 공세는 △미국측 발언에 대한 직설적 공박 △미국 내 강경기류에 대한 음모론 제기 △동정여론 조성을 위한 미국 비판 등 세 갈래로 이뤄지고 있다.

북한 중앙방송은 11일 부시 대통령을 ‘악의 화신(化身)’이라고까지 비난했다. 중앙방송은 ‘시사논단’을 통해 “(부시는) 한 나라 대통령의 체면도, 초보적인 국제관례도 안중에 없는 무례한이고 정치 무식쟁이”라며 폭언을 퍼부었다.

북한 노동신문은 또 이날 “부시 미 대통령이 반테러전쟁을 아프가니스탄 외 다른 지역으로 확대하기 위해 올해를 ‘전쟁의 해’로 선포한 목적은 한반도에서 전쟁을 치르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중앙통신은 10일 “미국이 주장하는 ‘미사일 위협설’은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미 거대군수업체들의 이해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제적인 반미 여론 확산을 위한 노력도 엿보인다. 북한 노동신문은 2일 “미국이 9·11 테러 발생 이후 이슬람권 국가들을 상대로 한 ‘문화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최근 대미비난
일시비난 매체주요 내용
2월9일중앙통신 논평데니스 블레어 미 태평양함대사령관의 방한은 (대북) 선제공격을 위한 현지시찰
2월10일민주조선 논평미국이 주장하는 북한의 ‘미사일위협설’은 미 거대군수업체들의 이해관계에서 비롯된 것
11일중앙통신조지 테닛 CIA 국장의 발언(6일 정보위)은 ‘모략적인 망발’
중앙통신 논평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담당 보좌관의 발언(1월31일·북 테러행동 포기 요구)은 ‘날조에 기초한 극단적인 주장’
중앙방송 시사논단‘악의 축’ 발언을 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야말로 ‘악의 화신’
노동신문 논평부시 미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은 곧 ‘조선전쟁론’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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