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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월 21일 22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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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제안은 우리 정부가 그동안의 방침을 바꿔 남북협력기금에서 200억원가량을 지원키로 한 결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북한으로선 금강산 관광사업도 살리면서 아리랑축전 참관자도 유치할 수 있는 ‘1석2조’의 방안으로 이 같은 제안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남북관계에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던 우리 정부의 이해와도 맞아떨어지는 대목이다.
현재 금강산과 평양을 잇는 관광 루트로는 금강산∼원산∼평양을 잇는 육로가 가장 현실성이 큰 방안이다. 버스를 이용할 경우 금강산∼원산(110여㎞) 2시간, 원산∼평양(200여㎞) 3∼4시간 등 모두 5∼6시간이 걸린다. 원산 갈마비행장을 통한 항공로를 택할 경우 버스 편보다 3시간 정도 단축할 수 있다.
하지만 금강산 관광객의 아리랑축전 연계 관광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걸림돌이 적지 않다. 우선 관광기간이 현재의 2박3일에서 5박6일 정도로 연장될 전망인데 비용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많은 데다 충분한 숙박시설이 확보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북측과 현대아산의 협의도 아직은 초보적인 단계인 듯하다. 김윤규(金潤圭) 현대아산 사장은 “아리랑축전 행사장 참관료 범위를 놓고 1인당 50달러로 할지, 300달러로 할지 논의가 시작됐다”고 밝히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긍정 검토’ 방침을 밝히면서도 꽤나 조심스러운 자세다. 정부 관계자는 “아리랑축전의 성격과 내용에 대한 파악이 덜 돼 있어 남한 참관 희망자에 대한 방북 허용 여부는 좀 더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연계관광의 실현 여부는 아리랑축전 참관 희망 관광객이 얼마나 될 것인지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북한은 이미 남한관광단에 전세기 편으로 1시간 내에 평양으로 가는 전세기 운항 방안도 내놓았지만 남측의 여론이 시큰둥하기 때문이다.
북한이 올해로 김일성(金日成) 주석 90회 생일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 60회 생일, 조선인민군 창설 70주년을 맞아 상품화한 초대형 매스게임(집단체조) 공연. 월드컵 축구대회에 대한 ‘맞불’ 성격도 짙다. 15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평양 능라도 5·1경기장에서 펼쳐지며 출연진만 해도 예술인 청소년 학생 등 10만명이 넘는다.
이철희기자 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