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재단 22일 동교동 이사…연면적 1500평 80억 들어

  • 입력 2001년 12월 21일 18시 26분


아태평화재단이 22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동교동 사저 바로 옆의 새 건물로 이사한다.

건물은 지상 5층 지하 3층으로 연건평 1489평 규모. 1층 로비는 김 대통령의 개인 소장품 전시장을 겸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재단측은 “3단계 통합론 초안, 대중경제론, 옥중 서신 등을 전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이 퇴임 후 쓰게 될 이사장실은 5층이다.

새 건물은 아직 마무리 내장 공사가 덜 된 상태. 하지만 현재 재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건물의 계약이 만료돼 급한 대로 연구실과 자료실, 행정실, 임원실 등이 먼저 입주키로 했다. 입주식은 내년초쯤 할 예정.

394평 규모의 새 건물 부지 중 150평 가량은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 동교동 사저를 감시했던 ‘사찰 가옥’ 2채가 있었던 곳. 원래 경찰공제회 소유로 돼 있었는데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 시절 재단 후원자들이 “장기적으로 재단 건물을 짓겠다”며 매입했다는 것.

아태재단은 여기에 인근 건물 두 채를 더 사들여 부지를 마련했다. 매입가는 4채를 합해 약 30억원 가량 들었고, 이와 별도로 건물 신축 비용은 50억원 가량 들었다고 한다. 신축 비용은 은행에서 건물을 담보로 대출받은 20억원과 재단 후원적립금 30억원 등으로 충당했다는 것.

재단측은 94년 7억3500만원, 95년 33억6500만원, 96년 9억3000만원, 97년 10억2400만원, 김 대통령 취임 첫해인 98년 28억7186만원, 99년 23억8209만원, 지난해 20억3153만원 등 지난해까지 7년간 총 213억여원의 후원금을 모금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 중에 쓰고 남은 돈을 모두 신축 비용으로 털어 넣었다는 게 재단측 설명이다.

재단 행정실의 한 관계자는 21일 ‘무슨 돈으로 건물을 짓느냐’는 일부 시선을 의식한 듯“후원금은 주로 석박사급 연구위원의 인건비, 각종 학술 행사 비용, 건물 임대료 등으로 지출됐는데 최근 구조조정을 하면서 퇴직금 중간 정산에만 4억∼5억원 가량 들어가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아 10만원짜리 쿠폰을 발행, 후원금을 모으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건물을 짓는데 김 대통령이 따로 돈을 출연한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94년 김 대통령이 정계에 복귀하면서 남북통일, 아시아 민주화, 세계평화와 관련된 연구 학술 활동을 위해 설립된 아태평화재단은 1년에 국제 학술회의와 국내 학술회의를 각각 2차례 정도 열고 있으며 각종 연구보고서 자료집 등을 발간하고 있다. 당초 60여명의 임직원이 있었으나 김 대통령 취임 직전 20여명이 그만뒀고 그 뒤 계속 인원이 줄어 현재 임직원은 25명이라고 재단측은 밝혔다. 박사급 연구위원도 10명에서 5명으로 줄었다.

<정용관기자>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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