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의식 여전히 함량미달" 변협보고서

  • 입력 2001년 12월 9일 12시 01분


지난해 국내 인권상황은 의문사 진상규명 등 과거청산 및 개혁작업에 대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일부 성과를 거둔 것으로 대한변호사협회가 평가했다.

그러나 변협은 전반적인 인권의식은 여전히 함량 미달이었다고 지적했다.

변협은 9일 발간한 ‘2000년 인권보고서’ 에서 이같이 밝히고 특히 사이버공간에서의 인권침해사례를 새로운 유형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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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협 인권보고서에 법무부 해명

변협은 보고서에서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 가 구성됐고 민주화운동보상법이 제정된 것은 특기할 만한 과거청산 작업이라고 평가했다.

변협은 또 △노근리 사건 등 그동안 금기시됐던 한국전쟁 관련 민간인 학살사건 △한국군의 베트남전 학살의혹 △매향리 미군 폭격장 문제가 이슈로 부각된 것은 인권의식의 뚜렷한 진전이라고 밝혔다.

변협은 그러나 지난해 6월 발생한 롯데호텔 농성근로자 진압사건을 국가기구의 반인권적 성향이 드러난 대표적인 인권침해 사례로 꼽았다.

변협은 또 네팔인 근로자가 정신병자로 몰려 6년간 정신병원에 감금당했던 일이 드러나고 동성애자 탤런트 홍석천씨가 국회의 품위를 해친다 는 이유로 국회에 출석하지 못하는 등 소수자에 대한 차별은 계속됐다고 보고했다.

특히 변협의 지적 중 새로운 것은 이른바 ‘O양의 비디오’ 를 계기로 드러난 사이버공간에서의 인권침해문제.

변협은 “여성 연예인 비디오가 인터넷에 당사자 동의없이 올려진 것이라면 이런 비디오를 보는 행위 자체가 인간의 존엄을 파괴하는 반인권적 행위” 라고 규정했다. 변협은 “다수가 아무런 의식없이 비디오를 보면서 타인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 며 “인터넷의 익명성을 이용한 폭력성 인권침해가 위험수위에 이르렀다” 고 지적했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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