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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2월 7일 00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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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열린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국회관계법 소위원회 결과를 일부 의원들이 자의적으로 해석해 발표한 것이 해프닝의 발단이었다. 소위원회 위원은 민주당 함승희(咸承熙) 김성호, 한나라당 박승국(朴承國) 권기술(權琪述) 의원 등 4명.
김성호 의원은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청문회법 일부 조항을 보완한다는 조건으로 국정원장과 검찰총장을 인사청문회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여야가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이 밝힌 전제조건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인신공격과 프라이버시 침해, 근거 없는 허위사실을 폭로하는 의원은 국회 차원에서 징계한다’는 조항을 청문회법에 명시한다는 것.
김 의원은 또 “국회법에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자로서 독립하여 양심에 따라 투표한다’는 조항을 신설해 의원의 자유투표를 명문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들 사안은 여야가 첨예한 시각차를 보이며 대치하고 있는 민감한 현안이어서 여야 정치인들은 한결같이 “언제 그 같은 합의가 이뤄졌느냐”며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때마침 야당 의원들도 비슷한 시각에 일부 기자들에게 이 같은 내용을 여야 합의사항인 것처럼 브리핑하는 바람에 이 내용은 한때 기정사실처럼 국회 안팎에 빠르게 퍼졌다.
결국 이 같은 소동은 회의에 참석했던 함승희 의원이 “오늘 열린 첫 회의에서는 여야의 입장차만 확인했을 뿐, 합의된 것은 하나도 없다”고 딱 잘라 발표함으로써 간신히 가라앉았다.
민주당 정개특위 위원장인 박상천(朴相千) 의원은 나중에 “(야당 주장에 대해) 김성호 의원이 찬성하고 함승희 의원은 반대했다고 들었다”고 말해 발표과정에서 의원들의 자의적인 해석이 소동을 빚어낸 원인임을 암시했다.
<윤종구기자>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