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정년 ‘U턴’할까…한나라 교차투표-반대 목소리 커져

  • 입력 2001년 12월 2일 18시 33분


논란을 빚고 있는 교원정년 연장법안에 대해 한나라당이 당론 ‘U턴’을 할 수 있을까.

한나라당은 3일 의원총회를 열어 당론 조율을 시도할 예정이나 당내의 찬반 여론이 팽팽한 상태여서 당장 결론이 내려질 가능성은 희박한 상황이다.

당 지도부는 교원정년을 연장해야 한다는 당론엔 변함이 없다는 태도다. 국회 교육위원들이 이미 여러 단계의 논의를 거쳐 63세안을 결정했고 이 방침에 따라 국회 상임위 심의를 마친 만큼 본회의에서도 같은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재오(李在五) 원내총무가 2일 “의총에서 의견을 두루 수렴할 계획이지만 정년연장안을 정기국회 회기(8일까지) 내에 처리한다는 당론은 불변”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것.

교육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도 “교원정년 연장은 단순히 나이를 한 살 늦추는 문제가 아니라 잘못된 개혁을 바로잡는다는 뜻”이라며 여간해선 물러설 자세가 아니다.

그러나 반대쪽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이다.

김원웅(金元雄·www.kww.or.kr) 원희룡(元喜龍·www.happydragon.pe.kr)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교원정년 연장을 반대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홍신(金洪信) 서상섭(徐相燮) 의원 등 당내 개혁성향의 의원 대부분도 교원정년 연장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크로스 보팅(교차투표) 주장도 탄력을 얻고 있다. 이부영(李富榮) 박근혜(朴槿惠) 부총재 와 김덕룡(金德龍) 의원 등은 “무리하게 당론을 결정하는 것보다 의원 각자의 판단에 맡기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복잡한 상황 때문에 3일 의총에서 의견이 모아지지 않을 경우 일단 지도부에 최종결론을 위임하는 방안이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이 경우 당 지도부가 어떤 결론을 내릴 것인가 하는 대목. 당 일각에서는 “여론의 역풍이 크다는 점을 지도부가 잘 알고 있는 만큼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결단을 내리는 모양으로 당론 ‘U턴’을 결정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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