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고문 "개혁후보 연대하자"

  • 입력 2001년 11월 15일 18시 38분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상임고문이 최근 거듭 ‘개혁후보 연대’를 적극 제의하고 나선 것을 계기로 각개 약진 중인 당내 대선 예비주자들 간의 연대가 성사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 고문은 15일 “시간이 얼마 없다. 김근태(金槿泰) 고문과의 후보 단일화 문제를 빠른 시일 내에 결정해야 한다”며 처음으로 후보 단일화 얘기를 꺼냈다. 그는 “당사자 간 합의가 어려우니 개혁파 의원들이 단일화 문제를 결정해 달라. 어떤 결론이 나든 따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 안팎에선 노 고문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인제(李仁濟) 고문에 맞서기 위해 연대 카드를 다소 일찍 꺼낸 게 아니냐는 얘기가 많다. 즉, 개혁세력을 대표하는 김 고문과의 후보 단일화를 통해 당내 지지를 끌어 모으고 이를 다른 주자와의 연대로까지 확대시켜 이인제 대세론을 차단하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노 고문의 뜻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선 당사자인 김 고문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그런 얘기를 할 적절한 시점이 아니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자신과 의견을 충분히 나누지도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연대 얘기를 꺼낸 것을 못마땅해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한화갑(韓和甲) 고문의 한 측근도 “노 고문 측이 대권 당권 분리를 통한 ‘반(反) 이인제’ 연대를 생각하고 있는 것 같으나 우리로선 고려한 적이 없다. 각자 최선을 다하는 것이며 연대는 인위적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또 이인제 고문 측은 “각자 열심히 뛰어야 할 시점에 왜 연대 얘기를 꺼내는지 모르겠다. 당의 발전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정용관기자>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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