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무회의 발언록

  • 입력 2001년 11월 1일 13시 43분


1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민주당 당무회의에서는 인적쇄신 및 당정개편 시기 등을 둘러싸고 개혁그룹과 동교동계 간에 격론이 벌어졌다. 다음은 당무위원들의 발언 요지.

▽한광옥 대표=이 자리는 모든 것을 털어놓는 솔직담백한 자리다.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누자.

▽안동선위원=나는 원래 동교동계 아니었다. 12대때 민추협을 하면서 동교동계에 합류했다. 동교동계는 김대중대통령의 모든 것이다. 대통령의 6년 투옥과 10년 망명을 뒷받침한 것이 동교동이다. 50년만에 정권교체를 이룬 중심세력이다.

그러나 일부 소장파가 동교동계의 해체를 주장하는데 여기에는 두 가지 원인이 있다. 첫째는 청와대의 인사정책이 잘못됐다. 소수의 몇 사람이 국민의 여론을 읽지 못하는 인사로 인해 국민의 지지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두번째는 여당의 지도체제가 잘못됐다. 최고위원제도 잘못됐다. 불과 1만여명의 당원 지지로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대권에만 열중해서야 되겠느냐. 권노갑고문은 국회의원직 최고위원직도 포기했다. 뒤에서 뭘 어떻게 했는지 모르나 어떻게 실명을 거론하며 은퇴를 말할 수 있나. 자식도 아버지에게 정치를 그만두라고 할 수는 없다.

▽장영달위원=우리들의 쇄신 주장이 동교동계 비동교동계 간 세력다툼으로 비춰지는 것은 옳지 않다. 또한 소장파 일부가 자연인의 이름 거론한 것도 옳지 않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당정청(黨政靑·당과 정부, 청와대)이 쇄신하지 않으면 당이 다시 일어설 수 없다는 점이다. 당정청을 쇄신해야 한다. 다음 선거에 전멸한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 많은 분들이 침묵하고 있지만 80%이상이 쇄신에 동조하고 있다.

▽이윤수위원=당청정은 정확히 쇄신돼야 한다. 경기도출신 의원으로서 지역사정이 매우 어렵다. 민심수습을 위해서는 당청정이 쇄신돼야 한다. 그러나 쇄신을 주장하면서 국가 권력과 기강해이가 있어서는 안된다. 본인도 동교동계지만 해체라는 주장은 자제했으면 한다. 그러나 해체주장을 자제해야 하지만 동교동내에 지탄받는 한 두사람은 정리해야 한다. 청와대도 저사람은 안된다 고 하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된다. 바꿔야 한다. 특별기구 설치가 무슨 필요가 있느냐. 당내에서 충분히 논의가 가능하다. 한광옥대표의 사퇴에는 반대한다. 김명섭총장은 폭행까지 당하면서 선거를 치렀다. 요즘 여인천하에서 찍어내야 한다는 표현을 쓰더라. 국민적 지탄을 받는 몇 사람을 찍어내야 한다. 이렇게 해야 내년 선거에 가능성이 있다. 최고위원을 포함한 지도부가 나서야 한다. 당 단합과 민심수습을 위해 발벗고 나서달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

▽김옥두위원=민심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반성할 것은 반성해야 한다. 국정을 책임진 집권당으로서 국민의 신뢰를 얻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9월부터 김근태의원이 동교동계 해체를 주장하며 하나회에 비유했다. 김의원의 민주화투쟁과 정치적 소신을 높게 평가한다. 야당은 선거전략적 차원에서 국회를 이용했다. 이용호사건과 백궁사건 등을 통해 실명을 거론했다. 국민은 나쁜 놈이라고 생각했다. 의혹이 있다면 철저한 수사로 밝혀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단합이다. 김근태 최고위원은 남을 비판하기 전 자신부터 되돌아봐야 한다. 국민의 정부가 실패하기를 바라는 김영삼전대통령을 만나고 형무소에 찾아가 (언론사 )사주 만나고…. 이게 뭐냐. 무슨 일만 터지면 언론에 말하고, 대선주자가 포함된 포럼은 해체돼야 한다. 야당이 주장하는 근거없는 설과 의혹 부풀리기가 단 한건이라도 사실로 밝혀지면 난 책임을 지겠다. 당의 발전과 국가발전을 위해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자. 쇄신기구 만들어 논의해야 한다. 정권재창출은 당이 단합될 때 나온다. 며칠간 잠을 못잤다. 권고문과 박지원수석 얘기가 나왔다. 소장파의원들은 의정활동을 열심히 하라. 특정인에 대한 은퇴와 해체 등 그런 주장을 할 용기가 있으면 터무니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한나라당을 향해 공격하라.

▽김영진위원=좀 짧게 합시다.

▽황장수위원=당 쇄신이 필요하다

▽정균환위원=집권여당이 흔들리지 않아야 경제가 산다. 집권 여당이 흔들리면 국민이 불안해 한다. 이용호사건 의혹은 특검제를 통해 밝혀야 한다. 야당의 근거없고 국민을 불안케 하는 설 제기와 의혹정치는 안된다. 정치가 혼란하면 경제 회생은 어렵다. 객관적 당기구를 설치해 대통령에게 건의하자. 여기서 더 가면 혼란이 온다.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방향을 잡았으면 한다.

▽김태랑위원=소장파 의원들이 밤새워 나라 걱정 해봤나. 고민해 봤나. 최고위원을 포함한 중진들이 소장파를 나무래야 한다. 소장파가 말하는 개혁의 실체는 무엇인가. 백의종군하는 사람을 은퇴시키는 게 개혁인가. 섭섭하다.

▽추미애위원=발언 하는 사람이나 안하는 사람 모두 당이 쪼개지지 않으면서 잘 해보자는 뜻일 것이다. 이 자리에서 우리 논쟁이 최고위원이나 포럼을 상대로 인신공격성으로 흐르는 것은 잘못이다. 동교동계 동교동계 하지만 우리는 동교동의 정신 이어받자는 것이지 공과를 특정인에게 부여하자는 것 아니다. 동교동 정신은 민주적이고 희생적이고 봉사적인 것이다. 물론 (동교동계가) 억울함이 있을 것이다. 이해한다. 그분 고생이 많다. 최고위원회의가 작동이 안되는 것은 정보가 없기 때문이다. 시중에서는 정보가 특정인에게 다 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포럼이 왜 생겼나. 인위적으로 생긴 것 아니다. 공식 직함은 없지만 대통령의 책사 위치에 있기에 (개혁파가) 말하는 것이다. 당 공식기구가 무력할 수밖에 없다. 특정 두분이 책사로서 대통령 결정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고 국민적 의혹이 있다면 물러나는 게 바람직하다.

▽장성원위원=새로운 체제로 지방선거 치러야 한다.

▽서정화위원=당이 역할을 못하니 정담이나 포럼이 생긴 것이다. 특별기구는 시간끌기에 불과하다.

▽이협위원=오전 11시에 기자회견을 한다는데 당 공식기구이자 당 최고의결기구인 당무회의에서 회의를 하는데 기자회견은 있을 수 없다. 당무회의 의결로 만류해야 한다고 긴급동의한다.

▽한광옥대표=일 리가 있다. 당무회의 끝나는 대로 모임 대표들과 면담하겠다.

▽신기남위원=기자회견은 당무회의가 끝난 뒤에 한다. 당이 하라 하지말라 할 사안이 아니다. 해당행위가 아니다.

▽이협위원=당이 단합해야 한다.

▽이윤수위원=문제가 있기 때문에 당무회의에서 논쟁도 있는 것이다. 지도부가 대표들 만나 수습해야 한다.

▽김근태위원=김옥두의원의 인신공격은 유감이다. 오늘 사태에 대해 어떤 책임도 지겠다. 나는 국민의 정부와 대통령이 성공해야 정권재창출이 가능하다고 믿는 사람이다. 심각한 민심을 확인했다. 필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실천이다. 그동안 연찬회 의원총회 워크숍을 했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자. 우리 당에 희망이 있는가.

▽박광태위원=민심이 왜 돌아섰나. 야당의 음해, 허위사실 유포, 의혹 부풀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당은 무대책이다.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대책 세웠나. 대권 주자들이 마음을 비워야 한다. 권고문에 대해 인간적 동정을 느낀다. 지금은 당의 단합과 경제회복이 급하다.

▽송훈석위원=어떤 상황에서도 인신공격은 없어야 한다. 그러나 편중인사를 시정하고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이나 부패한 사람들은 물러나야 하고 전면쇄신이 있어야 한다. 말로만 민심을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해서는 안된다. 책임질 사람은 책임을 져야 한다.

▽김경재위원=지금은 단합이 중요하다. 단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더 중요하다. 여러 경로를 통해 대통령에게 많은 건의가 있었을 것이니 이제 대통령도 상황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쇄신 주장을 조금 늦춰야 한다. 당 원로들도 소장파의 주장을 너그럽게 봐줘야 한다. 특별기구에서 진지하게 토론하고 공통분모 뽑아내는 게 필요하다.

▽심재권위원=언론에 성명을 발표하고 서명하는 것은 당 수습에 도움이 안된다. 대통령이 생각하고 판단하고 개혁해 나갈 수 있는 여지를 좁히기 때문이다. 공식기구를 포함해 국정쇄신과 정치일정을 논의할 기구를 오늘 결정했으면 좋겠다.

▽박범진위원=내년 1월 전당대회 등 정치일정에 관한 논의를 하는 기구라면 필요하다.

▽이상수위원=민심이 이반되고 있고 당이 환골탈태해야 한다는 것은 모두 아는 일이다. 문제는 방법이다. 인적 쇄신이 중요하다. 후보를 가시화하자는 것도 있다. 단순화시키지 말고 함께 논의해야 한다. 당4역회의에서 특별기구를 만들자는 안을 내놓았는데 이것이 필요하다. 당을 환골탈태하기 위해서는 특별기구의 결론을 가지고 당 대표와 최고위원이 그것을 이뤄내야 한다. 좀더 시간을 가지고 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를 열고 당의 중론을 모아 안을 만들 것을 제안한다.

▽김민석위원=당의 단합과 쇄신은 모두 중요한 가치다. 당정개편에 공감하나 그 범위와 시간은 대통령의 최종결단이 필요하다. 비리의혹 인사로 지목되고 있는 분들에 대해 당을 위해 신숭겸이 돼달라는 의견도 있고, 무슨 죄가 있느냐는 의견도 있다. 본인들이 특검제를 통해 조사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이를 수용하자. 전당대회 문제는 시기와 경선방법, 당정간의 관계, 지도체제, 대통령 당적문제 등 중요한 문제가 많아 중립적 인사로 구성된 실무적 기구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

▽정동영위원=당을 살리자는 취지에서 애당심 속에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당이 변해야 한다는데는 이견이 없다. 쇄신은 우리 당을 살리는 마지막 길이다. 최고위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민심 이반을 막지 못한 최고위원의 책임을 묻는데 대통령에게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입장을 밝히지 않아왔다. 3일 총재와의 간담회에서 모든 충정을 말씀드리고 사퇴할 생각이다. 이 자리에서 치열한 토론을 통해 대통령과 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희망을 만들어내길 바란다.

▽천정배위원=이번 재·보선에서 성난 민심이 표출된 것은 국정과 당을 잘못 운영했기 때문이다. 수구세력을 제압하지 못한 것도 우리 책임이며 우리가 먼저 체질 튼튼하게 했어야 한다. 집권당으로서 외부에 책임을 돌릴 수 없다. 시스템 인물 정책 모두를 바꿔야 한다. 대통령을 측근에서 보필해온 분들은 바로 일괄 사표를 제출해야 한다고 본다. 지금 책임을 져야 할 분들은 결코 비리 의혹 때문이 아니다. 그것은 야당의 주장에 동조하는 것이다. 당정을 실질적으로 이끌어온 분들이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다.

▽유재건위원=각종 의혹 게이트에 대해 정확한 조사를 해서 억울한 누명 벗어야 한다. 권력 주변에는 파리가 모이게 돼 있는데 권력 주변을 잘 관리하고 콘트롤해야 한다.

▽윤철상위원=선거 결과를 놓고 패배주의에 빠져서는 안된다. 특정인사에 대한 정계은퇴 주장은 현대판 고려장이다. 솔로몬왕이 판결을 했던 것처럼 명분을 가지고 당을 살리고 성공한 정부를 만들기 위해 결단을 내릴 기회를 줘야 할 것이다. 민주화의 산 증인인 동교동계의 좌장인 분에게 야당과 언론의 음해 주장에 따라 여러 가지를 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지금은 단합할 때이고 내용적으로 쇄신 추진해야 한다.

▽남궁석위원=이번 재·보선 패배를 통해 우리는 쇄신의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우리 당의 모든 것을 백지에서 새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공식기구에서 오늘부터 논의하자. 빈대 잡기 위해 초가삼간을 태울 수는 없다. 지금 당이 분열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국민에게 너무 큰 슬픔 주는 것이다.

▽한화갑위원=선거 결과로 당이 진통 속에서 민심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 최고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누구를 탓할 생각은 없다. 나의 거취가 대통령에게 부담이 돼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나 3일 이후 거취문제를 상의해서 결론 내리겠다. 쇄신 논의과정에서 실명을 거론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조용한 가운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국회도 실명 거론을 자제해야 한다. 대통령이 굳건한 리더십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조위원회에서 오늘의 토론 결과를 정리해 청와대에 보고해야 한다. 석고대죄하는 심정으로 도끼 메고 상소하듯이 대통령에게 건의하고 결론을 맺자.

▽이인제위원=책임을 통감한다. 지금까지 모든 논의는 당과 대통령, 나라와 국민이 잘 돼야 한다는 충정에서 나온 것으로 생각한다. 김영삼대통령 때 민심 이반을 지켜봤다. 측근들에 대한 언론 공격과 아들의 구속도 지켜봤다. 당시 거듭된 보궐선거에서 여당인 신한국당이 20% 차이로 큰 패배를 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6% 대의 표 차이다. 결코 당황해선 안 된다. 당이 단합하는 틀 속에서 개선책 추진해야 한다. 인적 쇄신과 당정 쇄신은 대통령의 결단 문제이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논의해야 한다. 당이 정부와 협력해야 경제와 민생 사살리는 데 대통령을 잘 보필해야 한다.

▽김영배위원=몇몇 거론되는 사람이 없고 대표와 당5역이 없다고 이번 선거에서 이겼겠는가.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누구를 물러나라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 쇄신 주장에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인사쇄신은 대통령이 결정할 문제다. 목적이 이상적이라도 절차가 중요하다. 소장의원들은 합법적 기구에서 당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반영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정동영최고위원이 3일 사퇴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는데 한분만 사퇴하는 것은 모양이 좋지 않다. 대표와 최고위원 전원이 사퇴서를 쓰고 가서 대통령의 뜻을 기다려라. 종합적인 의견 수렴을 위해 쇄신위 등 어떤 기구를 만들어 논의하자. 서명을 한다든가 하는 것은 권력 투쟁으로 비칠 수 있다.

▽이협위원=민심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 반드시 쇄신이 이뤄져야 한다.

▽김중권위원=민심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금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할 중요한 시점이다. 국면 전환을 위해서도 정치적 결단을 늦출 일이 아니다. 대표 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지만 우리 당에는 계파나 모임이 너무 많다. 개인 의사는 밝힐 수 있지만 정치적 의사를 표현할 때는 당 공식기구에서 해야 한다. 대표 중심으로 위기를 헤쳐나가자.

▽한광옥대표=선거 패배에 대해 자성을 하고 있다. 우리 당이 다시 일어나는 길이 무엇인가에 대해 침통한 입장에서 말씀해준 것을 잘 들었다. 당 지도부는 여러분의 의견을 통해 이것 만큼은 변해야 한다는 공통분모를 취합해서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 지난번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정쇄신문제와 내년 전당대회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기구를 만들자는 의견이 있었는데 결정을 유보했다. 그 문제에 대해서는 3일 최고위원 간담회에서 오늘의 토론 내용을 보고하고 다시 당무회의를 열어 결정하겠다.

<김창혁 부형권기자>c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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