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8일 남북이산상봉 설레는 사람들

  • 입력 2001년 10월 9일 19시 05분


《남북은 9일 판문점 적십자 연락관 접촉을 통해 16일 서울과 평양을 동시에 방문해 18일까지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가질 최종대상자 100명씩의 명단을 교환했다.》

○…남측의 방북단 100명 중 최고령자인 어병순씨(93·여)는 평양에서 딸 이신호씨(70)와 외손주 최정섭(30) 인섭씨(28·여)를 만난다. 신호씨는 6·25전쟁 발발 후 북한군에 자원 입대한다며 집을 떠난 뒤 소식이 끊어졌다.

또 함경남도 출신인 권지은씨(87·여)는 셋째 아들 이병립씨(60)를 만나 모자의 정을 나눈다. 전쟁이 나는 통에 너무 많은 식구를 감당하지 못해 1년 뒤 데리고 갈 생각으로 친척집에 병립씨를 남겨두고 남한으로 내려온 것이 벌써 반세기가 지났다.

▼명단▼
- 4차 북측 이산가족 방문단
- 4차 남측 이산가족 방문단

평북 출신 길영진씨(80)는 아내 이영희씨(73)와 아들 창근씨(55)를 만난다.

○…북측의 방남단 100명 중 강대진씨(69)는 고령의 노모 박순이씨(90)와 동생 대숙(64·여) 대성씨(61)와 상봉하게 된다.

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김민하(金玟河) 수석부의장의 형으로 전 김일성종합대학 철학부교수를 지낸 성하씨(74)도 서울을 찾는다. 한국과학기술원 이사장을 지낸 박태원씨의 동생 태윤씨(69)도 방남단에 포함됐다. 북한 공훈예술가인 황영준 화백(81)은 큰 딸 혜숙씨(55)를 만난다.

○…방북단에 포함될 기회가 있었지만 큰오빠인 박승남씨(75)가 북측의 방남단 후보자 명단에 포함된 것을 보고 고민 끝에 방북을 포기했던 박재례씨(63)는 승남씨가 이번에는 최종 명단에서 빠지자 “다음에 기회가 언제 있을지 모르겠다”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관련기사▼

- 북측가족 생사확인 명단

특히 재례씨의 경우 올 2월 북측이 보낸 생사확인 회보서를 통해 승남씨의 생사를 확인한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대한적십자사가 재례씨를 또다시 4차 후보자에 포함시켜 승남씨의 생사를 재확인하는 실수를 범했다. 이 같은 한적의 실수로 다른 이산가족이 생사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쳐 비판이 일고 있다.

○…방북단에 포함될 예정이던 노용운씨(78)는 이날 오전 여동생 인순씨(75)가 급환으로 혼수상태에 빠져 움직이면 생명까지 위험하다는 북측의 통보에 따라 눈물을 머금고 평양행을 포기했다. 대신 사촌을 만나려는 이성춘씨(62)가 극적으로 방북단에 포함되는 행운을 안았다.

○…북측은 97년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에 참여했던 백용호 적십자회 상무위원을 단장으로 취재단 등을 포함해 모두 145명의 대표단이 서울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문의는 대한적십자사 02-3705-3656∼9, 02-3705-3705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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