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문호개방-공정관리’ DJ발언 파장

입력 2001-10-05 22:56수정 2009-09-19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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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경향신문(6일자)과의 인터뷰에서 언급한 내용 중 눈길을 끄는 대목은 ‘여권 대선후보 문호개방’과 ‘내년 대선의 공정관리를 위한 야당 의견의 수렴’이다. 일견 원칙론적인 얘기처럼 들릴지 모르나 정치권에선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문호개방’의 배경과 전망〓여권 관계자들은 ‘문호개방’ 선언이 궁극적으로는 DJP 공조 와해로 소여(小與)가 된 여권의 외연을 넓히지 않고서는 내년 지방선거나 대선에서 승리를 기약하기 어렵다는 현실인식 때문에 나왔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대선의 전초전이라고 할 수 있는 지방선거를 의식한 것이라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상황이 꼭 같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도 96년 총선 직전에 당외 인사인 이회창(李會昌), 박찬종(朴燦鍾)씨를 영입함으로써 지지기반 확대를 꾀했고 나름대로 성과를 거둔 적이 있다.

일각에서는 김 대통령이 당내 대선 예비주자들의 대선 본선 경쟁력에 대해서 확신을 못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안에 마땅한 사람이 없다고 느끼기 때문에 밖에서 찾겠다”는 뜻이라는 것이다.

이 경우 이한동(李漢東) 국무총리, 이수성(李壽成) 전 총리, 박근혜(朴槿惠) 한나라당 부총재, 정몽준(鄭夢準) 의원 등이 ‘영입’ 대상으로 얘기되지만 실현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 밖에 ‘문호 개방’은 “향후 경선과정에서 ‘김심(金心)은 없다’는 뜻”이라는 분석도 있고 “당내 특정후보의 대세론과 이로 인한 불협화음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는 풀이도 있다.

이처럼 다양한 분석과 관측이 가능한 탓인지 당사자들이라고 할 수 있는 한화갑(韓和甲) 이인제(李仁濟) 김중권(金重權) 박상천(朴相千) 김근태(金槿泰) 최고위원과 노무현(盧武鉉) 상임고문의 반응은 조심스럽기만 했다. 이들은 한결같이 “여당의 문은 항상 열려있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대선 공정관리와 야당 의견 수렴〓김 대통령이 ‘대선 공정 관리’를 다짐한 것은 전에도 몇 차례 있었지만 “야당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공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권 관계자들은 대통령의 이 말은 “대선 공정 관리에 대한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라면서 “적절한 시점이 되면 구체적인 조치들로 이 같은 의지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야당의 의견을 수렴하게 될’ 조치로 △김 대통령의 당적 이탈 △민주당 총재직 이양 △선거관리 중립 내각 구성 등을 꼽고 있다.

물론 대선까지는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 있어서 이 같은 조치들을 지금 상정하기에는 조금 이른 감이 있다. 그러나 노태우(盧泰愚) 김영삼 전 대통령도 각각 차기 대선을 앞두고 당적을 이탈한 전례가 있다. 따라서 시간의 문제일 뿐 김 대통령이 ‘야당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겠다’고 한 이상 결국 이런 코스를 밟게 될 것이라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문제는 그런 조치를 취하게 될 시점인데 김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여야 후보가 결정되고 본격적인 대선 일정이 시작되는 시점”이라고 못박았다. 즉 아무리 빨리 잡아도 내년 중반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얘기다.

<김창혁·윤영찬기자>c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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