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안장관 형제 대치동 인근 땅 더있다"

  • 입력 2001년 9월 27일 18시 53분


안정남(安正男) 건설교통부장관 및 안 장관 동생들과 관련한 각종 의혹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집중 추궁이 예상됐던 27일 국회 건교위의 건교부 국감은 안 장관이 출근 길에 쓰러져 입원하는 바람에 다소 김이 빠졌다.

안 장관을 대신해 답변석에 선 조우현(曺宇鉉) 건교부 차관은 의원들의 질의에 앞서 “장관께서 7일 부임한 이후 계속되는 국감 준비와 업무파악으로 피로가 누적돼 오늘 아침 과로로 입원했다”고 보고했다.

이에 부동산투기 의혹에 대한 안 장관의 ‘말바꾸기’ 의혹을 따지려고 별렀던 야당 의원들은 대부분 준비했던 안 장관 관련 질의를 유보한 채 건교부 일반업무에 대한 질의만 했다. 다만 한나라당 안경률(安炅律) 의원은 계속 이 문제를 파고들었다.

안 의원은 오전 본질의에서 안 장관의 78년 말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현대아파트 매입 의혹을 추가로 제기한 데 이어, 안 장관의 병세가 간단치 않다는 소식이 전해진 오후에도 “물을 것은 묻고 넘어가야겠다”며 서면으로 보충질의를 하기도 했다.

보충질의서에서 그는 “안 장관의 대치동 땅에 인접한 모씨 명의의 땅도 안 장관 형제들의 소유가 아니냐”며 또다른 의혹을 제기했다. 89년 이 땅에 근저당이 설정됐는데 담보제공자는 모씨가 아니라 안 장관 셋째동생으로 돼있으며, 이 동생이 이 땅을 주차장 부지로 이용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이 땅의 등기명의인인 모씨의 부인은 “안정남이라는 사람이 누군지도 모른다”고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국감장 옆 의원휴게실에서 여야 의원들 간의 화제는 단연 안 장관의 입원 배경이었다.

한나라당 간사인 백승홍(白承弘) 의원은 “어제 의원들의 질문공세에 충격을 받은 것 같다. 장관도 없는 상태에서 장관 신상문제를 거론하기 어렵지 않으냐”고 말했다.

같은 당 이해봉(李海鳳) 의원은 “안 장관은 평생 성실하게 살아왔고 소심하고 순수한 사람인 것으로 안다. 그러나 대통령의 총애를 받아 분수에 안 맞는 자리를 맡고 무리한 언론사 세무조사를 벌여놓은 후과(後果)를 감당키 어려웠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 같은 당 임인배(林仁培) 의원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4·19 정신’을 들먹이면서 ‘당당하겠다’고 하던 안 장관이지만 막상 자신의 비리 의혹이 신문 전면을 뒤덮는 상황에서 이틀째 추궁을 당할 것을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했을 것이다. 전형적인 공무원 스타일인데 권력에 이용당하다가 오늘에 이르렀고, 결국 장관직을 내놓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민주당 간사인 설송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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